암에 좋은 보양식이 따로 있을까? 많은 암 환자들과 가족들이 의사에게 꼭 물어보는 질문이다. 하지만 암 환자의 치료에 절대적으로 좋은 음식은 없다. 일반인의 보양식과 특별히 다르지 다는 뜻. 오히려 암 환자라고 늘 가족과 다른 식단으로 따로 식사를 하거나 몸에 좋다고 싫어하는 음식을 계속 먹어야 한다면 입맛이 더 떨어진다. 이렇게 체력이 약해진 환자가 입맛까지 잃게 되면 길고 힘든 치료를 버텨낼 수 없다.
이때 영양과 열량만을 따진 식사가 아니라 환자가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편안하게 소화시킬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 입맛이 당겨 보양식을 원하고 ‘먹으면 힘이 날 것 같다’는 음식을 먹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다. 한 여름 더위에 지친 가족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보양식으로 환자의 입맛을 돋우고 약해진 체력까지 보충해주자.
보양식 이렇게 차리면 좋다
단백질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한다
암 환자는 단백질이 부족하기 쉬워 체중과 근육량이 줄고,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암 환자를 위한 보양식의 가장 큰 목적은 단백질 섭취에 있다. 고단백질, 고열량 식품을 소량씩 나눠 먹는 것이 포인트. 쇠고기나 닭, 오리 등을 조리해 먹으면 짧은 시간에 기운을 내는 데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는 굽거나 탕을 끓이기보다 수육으로 먹는 것이 좋다.
채소와 과일을 반찬으로 먹는다
닭, 오리 등을 채소 또는 인삼과 함께 푹 끓이면 다양한 영양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또 육류를 먹을 때는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를 곁들여 영양을 맞추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단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된 환자라면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과하게 먹는 것은 피한다. 또 제철의 신선한 과일을 후식보다는 반찬처럼 먹는 것이 좋다. 느끼한 맛과 냄새를 없애주고 밥맛이 한결 좋아진다.
국물은 약간 싱겁게 간한다
보신탕이나 추어탕처럼 주변에서 속 버린다고 환자에게 못 먹게 하는 매운 음식이나 얼큰한 국물도 무조건 해로운 건 아니다. 속이 느끼하거나 음식 맛이 밍밍할 때 고춧가루를 적당량 넣는 것이 오히려 낫다. 어느 정도 매운 맛이 환자의 우울한 기분을 명랑하게 바꿔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 같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적게 사용하고 평소보다 약간 싱겁게 간하는 것이 좋다.
열을 내리는 시원한 메뉴를 곁들인다
암 환자는 겉으로는 열이 나지 아도 속에서 열이 나기 쉽다. 매끼 새콤하고 시원한 동치미나 물김치, 무생채, 냉채 같이 열을 내리는 음식을 한 가지쯤 곁들인다. 열을 많이 내는 보양식에는 들깨 같이 음식의 온도를 낮추는 식품을 첨가하면 좋다.
소화가 잘되게 충분히 조리한다
아무리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어도 소화가 안되면 영양이 흡수되지 는다. 부드러운 음식,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 찜이나 조림처럼 기름 없이 익힌 음식이 좋다. 단단하고 잘 씹히지 는 음식, 기름을 사용해 지방이 많은 음식 등은 소화시간이 오래 걸려 위와 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런 음식이 중복되지 도록 식단을 조절한다. 또 조리할 때 오랫동안 익히고, 반드시 꼭꼭 씹어 먹도록 한다.
천연 조미료와 향신료로 맛에 강약을 준다
환자가 신맛을 원할 때는 양조식 대신 감식 , 단맛을 원하면 설탕 대신 조청이나 메이플시럽을 사용한다. 소금을 써야 한다면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택한다. 매운 맛은 고춧가루 대신 마른 고추를 사용하면 더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다양한 향신료는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돕기도 한다. 강황, 생강, 고추냉이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소화기관의 움직임을 좋게 하는 바질을 비롯해 허브는 몸의 저항력을 높여준다.
이것만은 주의하자- 과량, 장기 복용하지 않는다
아무리 몸에 좋은 장어나 보신탕 같은 보양식이라도 매일 또는 하루 걸러 먹는 등 장기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몸에 좋은 음식만 먹다 보면 편식이 생기고, 전체 영양의 균형을 무 뜨릴 수 있기 때문. 특히 한약재로 사용되는 성분, 즙 종류의 농축 식품은 피한다. 보양식에 빠지지 는 인삼은 원기 회복을 돕기 때문에 국물로 먹거나 소량 섭취는 괜찮다. 암의 종류나 환자의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생으로 먹거나 많은 양을 오래 먹지 도록 한다.
간에 부담 되는 음식은 피한다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온 물질을 해독하고 순환시킨다. 항암제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동시에 간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먹으면 간 기능이 나빠져 항암 약물 치료를 지속 할 수 없다. 간에 부담이 되는 보약이나 한약, 상황버섯, 쑥뜬 물 등은 피한다.
비위가 상하지 않도록 한다
정갈하지 않은 음식은 비위가 약해진 환자의 메슥거림을 부추길 수 있으니 신경 써야 한다. 음식이 무 뜨겁거나 냄새가 강해도 비위를 상하기 쉽다. 조리 후 한 김을 빼면 냄새가 줄기 때문에 식혀 먹도록 하고, 상큼한 과일을 곁들인다. 기름기 많은 음식은 줄이고 남은 음식은 부패될 수 있으니 과감히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