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싸룡의 치즈버거
홍대 부근에서 잘하는 수제 햄버거 집으로 손꼽히는 감싸롱. 당일 아침에 고기 패티, 채소, 치즈 등 모든 식재료를 준비해 재료가 다 떨어지면 언제든지 햄버거 판매를 마감한다. 그만큼 햄버거의 신선함을 첫째 조건으로 삼는 이곳의 치즈버거에는 큼직하고 두툼한 빵과 토마토 슬라이스, 양파, 겨자잎, 치즈, 마요네즈 등이 들어간다. 빵과 고기를 제외하면 비슷비슷할 수 있는 햄버거 속에 감싸롱은 겨자잎을 2장 넣어 맛에 개성을 실었다. 여기에 잘 익힌 달걀 프라이를 넣은 메뉴가 감싸롱 버거다. 치즈버거의 가격은 7천9백원
이송희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써 가장 놀라웠던 것은 잘 구워진 고기 패티의 상태와 맛이었다. 고기 패티가 두툼해서 겉과 속을 제대로 익히기 어려운데 골고루 익힌 패티가 단연 눈에 띄었다. 그러면서도 고기의 향과 맛이 매우 부각된 점이 특별하다. 버거의 빵도 신선하고 담백하여 좋았다.
김형님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과 머스터드 소스가 다른 재료와 충분히 섞이고 잘 어울린다. 겨자잎 특유의 매운맛으로 느끼함을 없애주었다. 다른 버거에 비해 월등하게 빵이 부드럽고 맛이 좋으나, 다 먹고 난 뒤엔 입안에 단맛이 많이 남았다. 치즈도 다른 곳과 달리 더 진하고 담백했는데, 소스의 양이 많고 토마토에서 생기는 물과 소스가 섞여 먹을 때 소스가 흘러내려 조금 불편했다.
한지희 이 버거는 겨자잎의 위력이 크다. 쌉쌀한 겨자잎이 고기의 느끼함을 없애주고 햄버거를 독특한 맛의 스타일로 이끌었다. 폭신한 빵과 두툼한 고기, 치즈 등 담백함 속에 깃든 겨자잎의 쌉쌀한 맛과 향기의 조화가 괜찮은 버거다. 단 재료의 담백함과 겨자잎 향기를 충분히 느끼기엔 소스를 너무 많이 사용한 듯하다. 소스의 양을 약간 줄이는 것도 다른 재료의 맛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스모키살룬 앰뷸런스
미국식 수제 햄버거의 정통을 보여주고자 한 스모키살룬의 앰뷸런스.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앰뷸런스에 실려간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 재미있다. 햄버거용 고기로는 좋은 부위인 호주산 척(목등심)을 200g이나 사용하고, 해시 브라운(감자튀김), 베이컨, 달걀 반숙, 치즈 등을 넣었다. 크고 푸짐한데 기본 패티보다 큰 ‘점보 패티’라는 추가 주문 메뉴도 있다. 별도의 채소는 넣지 않고, 대신 토마토 슬라이스와 길쭉한 오이피클이 사이드 메뉴로 함께 나온다. 가격은 9천9백원(부가세 별도)
이송희 뉴욕 ‘색색버거’의 맛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이유는 별다른 드레싱 없이 빵과 고기 맛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는 거다. 스모키살룬 초기의 메뉴들은 심플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앰뷸런스의 경우는 다르다. 다양한 식재료에 드레싱도 많이 사용한 편이어서 사실 내 취향에 맞는 버거는 아니다. 그러나 버거 하나로 달걀 프라이, 감자, 베이컨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점은 추천. 남자들은 분명 좋아할 맛이다.
김형님 패티의 육즙이 살아 있도록 잘 익혀 씹히는 느낌과 맛이 좋다. 한끼 식사로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푸짐, 포만감이 크다. 패티, 감자튀김, 베이컨, 달걀이 먹음직스럽게 조화를 이뤘다. 그러나 열량이 높아서 여성들에겐 조금 부담스럽다. 먹다 보면 재료들이 모두 분리되어 칼과 나이프를 적절히 써야 할 것 같다.
한지희 입이 너무 작아 미안하게도 한꺼번에 베어물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 부피가 큰 채소가 없어 그나마 다행. 빵, 감자, 고기, 달걀 반숙을 적절하게 섞어먹을 수 있다. 빵과 감자의 담백함, 두툼한 고기 패티의 고소함과 미끌미끌한 달걀 반숙이 입안에서 한데 섞이며 각양각색의 질감과 맛이 어우러진다. 양이 많아 먹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맛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지루해질 즈음 피클과 토마토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
포크포크 마돈나버거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포크포크는 70~80년대 아메리칸 스타일을 담은 공간인 만큼 햄버거도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고 있다. 버섯이 들어가 머시룸의 M과 아이콘이 된 인물에서 착안해 이름 붙였다는 마돈나버거. 아담한 크기에 속을 알차게 구성했다. 고기 부위인 척 아이론과 양지를 믹스한 도톰한 패티를 비롯해 로메인의 일종인 코스 레터스, 토마토, 표고버섯, 치즈가 들어 있다. 주방에서 빵도 직접 굽고 마요네즈도 홈메이드다. 빵도 재료도 모두 신선하고 담백하다. 가격은 7천원(부가세 별도)
이송희 버섯 샐러드를 만들 때면, 셰프는 다양한 버섯에서 나는 향기들을 배합하는 데 중점을 두어 재료를 선정하게 된다. 버섯 중에 가장 진한 향을 내는 표고버섯과 고기맛의 상관 관계를 이용한 아이디어가 매우 참신하다. 드레싱 사용을 자제한 점도 아이디어. 덕분에 2가지 재료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것 같다. 버섯의 액기스향과 어우러진 재료들의 조합이 담백하다. 다른 수제 햄버거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속은 알찬, 범상치 않은 힘을 가진 버거다.
김형님 표고버섯을 넣은 것이 독특하다. 다소 싱겁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을 간장 소스로 졸인 표고버섯이 해소해준다. 빵 사이에서 재료들의 쌓임이 보기 좋고 먹기에도 편리하다. 여자들이 즐기기에 부담없는 크기와 데커레이션이다. 먹으면서 입과 손이 지저분해질 리 없다.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먹었던 버거의 패티는 조금 퍽퍽하기도 했다. 또 남성들에겐 양이 다소 적을 것 같다.
한지희 신선했다. 표고버섯과 고기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고소하고 담백한 재료의 맛에 물컹한 질감과 특유의 버섯 향기가 즐거움까지 준다. 작은 사이즈도 여성에겐 적당하고 안에 쓰인 푸른 잎도 부피감이 적어 먹을 때도 부담 없고 입안에서의 느낌도 산뜻하다. 잭슨버거도 있는데, 햄버거 이름에 할리우드 스타의 이름을 붙인 것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맛 평가단 3인 프로필
이송희 셰프
도산공원 부근에 이탈리안 홈메이드 푸드 그랑시엘을 비롯해 최근 오픈한 마이쏭의 총주방을 맡고 있다. 미국 가정식을 제공한다. 요리에 재미를 느껴 시작한 일이지만 그녀의 음식은 공간만큼이나 푸근한 느낌을 준다. 직접 수제 햄버거를 만들고 있기에 더 흥미를 가지고 맛 품평에 참여했다.
김형님 푸드 스타일리스트
푸드 스타일링 전문 업체 노다 플러스에서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다. 손으로 정성스럽게 식재료를 만지는 그녀를 보면 플레이트의 맛깔스러운 스타일링 비결이 정성임을 알수 있다. 직접 요리를 한다는 것도 그녀의 강점. 햄버거 속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맛보았다.
한지희 SURE 피처 에디터
‘이럴 수는 없다!’고 외칠 만큼 최악의 음식을 몇 번 접한 이래로 무척 허기가 져도 아무 음식점이나 들어가지 않는다. 음식은 배고픔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달래고 즐겁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며 방방곡곡 소문난 음식점을 찾아 ‘골라’ 먹고 있다. 좀처럼 먹지 않는 패스트 푸드에서 벗어나 수제 햄버거에 기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