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사과 농사를 지어 온 진봉식(48·예천군 감천면 진평리)씨는 지난해부터 ‘동결건조’로 사과 말랭이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전기·기름으로 가동되는 일반 건조기에서 말리는 기존 화건(火乾) 방법 대신 새로 도입한 사과 말랭이 제조법이다.
그가 사용하는 동결건조기는 예천 양잠조합에 설치된 냉동건조기. 누에를 냉동 건조해 가루 등으로 만들 때 사용되는 기계다.
(사진설명)진봉식씨가 생산하는 사과말랭이. [예천군 제공]
사과밭 4.7㏊에서 연간 8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는 그는 해마다 사과 판매가 어려워 이 같은 사과 말랭이 아이디어를 냈다.
진씨는 “화건으로 사과 말랭이를 만들면 모양이 틀어지고 영양소가 파괴돼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사과 소비 촉진을 위해 동결건조 아이디어를 냈지만 냉동건조기가 수억원대로 비싸 양잠조합 기계를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사과 말랭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생사과를 세척기로 씻고 절단기로 사과 속을 제거한 뒤 사과 크기에 따라 4~8쪽으로 자른다. 이 사과를 다시 가로로 5mm 두께로 잘라 영하 40도의 냉동건조기에 넣어 말린다. 이때 다른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생사과 100㎏을 말리면 11㎏의 말랭이로 변한다.
이 말랭이는 생사과의 맛과 향·영양소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입에 넣으면 녹는 듯한 느낌도 일품이다.
지난해 열린 예천곤충바이오엑스포 행사장에서 시식회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관람객은 오히려 생사과보다 단맛이 더 나는 점을 들어 “설탕을 넣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 사과 말랭이는 요즘 등산객·어린이 간식, 기업체의 접대용 등으로 팔리고 있다. 사과 3~4개로 만든 말랭이 한 봉지(100g)는 5000원. 진씨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 등을 말랭이로 만들면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