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고향집]인데, 도로가에 있어서 찾기가 쉬워요.
이 식당은 이름에 걸맞게 집도 시골 고향집같이 소박하게 생겼답니다.
외관만 보자면 선뜻 들어가 볼 생각이 나지 않아 파리날리는 집이 됐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이미 입소문이 나서 두부맛을 아는 사람들은 알음알음 찾아가
어느새 단골이 되고 마는 그런 손두부 맛집이랍니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강원도로 여행을 많이 가게됩니다.
강원도로 오가는 길에 들러보세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거예요.
날이 쌀쌀해지니 [고향집]손두부가 급 땡깁니다.하하
도로가에 있고 간판도 커다랗게 걸려있어 찾기 쉬워요.
유리문에 적힌 메뉴판이 정감있지요.
실내는 그냥 가정집을 개조한 거예요.
자신이 아는 최고의 손두부집이라며 우리들을 안내한 분과 식당주인장이 오랜만에 만나
담소를 나눕니다. 이 분이 얼마나 이 식당을 들락거렸는지 주인장이 한눈에 알아보시더라구요.
"오랜만에 오셨소!"
"요즘 하루에 콩은 얼마나 소요되나요?"
-" 한 말정도요"
"콩은 국산콩이죠?"
주인장이 당연하다는 투로 "그럼"
두 분이 밀린 얘기를 하는 동안 음식들이 나왔어요.
두 분의 대화가 두부에 관한 중요한 정보인 것 같았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아요.
우리가 주문한 것은 모두부백반, 두부전골, 편육, 두부구이였어요.
편육만 10,000원이고 두부류는 모두 6,000원입니다.
밑반찬도 가정에서 먹는 그런 반찬류로 나와요.
특별한 메뉴는 없지만, 맛은 조미료 맛이 안 나는 순수한 음식맛이었어요.
식당음식을 칭찬할 때 '마치 집밥을 먹는 듯하다'라는 것만큼 최대의 칭찬은 없을걸요.
시원한 동치미~
두부가 나오기 전에 홀짝 홀짝 퍼 먹게 돼요.
갓 김장을 하셨나봐요.
시원한 맛이 끝내줍니다. 이런 김치는 쭉쭉 찢어 먹어줘야 하지요.
짜지도 않아요.
깍두기처럼 생겼지만 감자볶음이랍니다.
여러 반찬 중 손이 제일 많이 가는 반찬이었는데 어디에서 기른 감자인지 몰라도
젤리처럼 쫀득쫀득합니다.
고소하고 향긋하게 무친 산나물이구요~
두부구이가 먼저 나왔어요.
그런데 이 식당은 좀 불친절하군요.
무쇠철판에 직접 구워먹으라고 생두부와 뒤집개를 주네요.ㅎㅎ
두툼한 철판에서 천천히 두부가 지글지글 구워집니다.
가운데 참기름이 얹혀 있어 익는 동안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와 두부의 향내가 함께 폴폴 풍겨
군침이 돌게 해요.
보통 부침두부를 보면 딱딱한데 이 두부는 무척 연해서 뒤집개로 뒤집을 때
두부가 흔들려 바들바들 떠는 것 같아요.
모두부랍니다.
아무 양념도 되지 않은 순수 두부지요.
간이라면 간수만 첨가되어 있는 상태랍니다. 이 모두부의 맛을 좌우하는 간수는
양양 낙산사 밑의 어느 횟집 수족관에 들어가는 바닷물을 사용한다고 해요.
모두부는 이 간장을 얹어 먹어야 해요.
순수한 콩의 맛에 잘 배합된 양념간장의 조화는 환상적인 궁합이라고나 할까요.
양념장도 국간장처럼 맑은 간장을 사용했는데, 맛이 상당히 깔끔합니다.
편육인데 고기색깔이 곱습니다.
퍽퍽한 살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비계가 많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비계가 적당히 섞여서 부드러운 맛을 내는 육질을 좋아하기 때문에 입맛에 딱 맞았어요.
육질이 탱글땡글하다는 느낌보다 굉장히 부드럽게 살살 넘어간다는 느낌이
드는 편육이었어요. 껍질 부위는 쫄깃쫄깃하구요.
특이하게도 이 편육은 쌈배추와 오징어젓갈(?)을 같이 싸서 먹어요.
보통 배추속을 같이 싸서 먹잖아요.
두부전골인데 두부에 기본 양념과 바지락 조금 외에 들어간 것이 없어요.
순수하게 두부맛만 느낄 수 있는 전골인데 조미료맛이 나지 않아
뒤맛이 깔끔하고 개운해요. 두부만으로도 충분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면 두부만 넣어 전골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두부가 무척 부드러워 술술 넘어갑니다.
얼큰하면서 깔끔하고 시원해요~
갖은 양념으로 두부 순수의 맛을 감춰버리지 않아 좋아요.
<고향집> 인제군 기린면 현리196. ☏033) 461-7391
기린면 소재지에서 진동계곡 방면으로 약 1.5km 떨어진 418번 지방도변에 위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