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경기침체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썰렁한 연초다. 이럴 때는 신년회를 마련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동고동락하는 이들과 새해를 맞이하는 일마저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같은 돈을 들이더라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최소한 본전 생각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곳 중 하나가 바로 ‘홍익 숯불갈비’ (02-334-3354)다.
‘홍익’이라는 이름에서 떠올릴 수 있듯 서울 서교동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안 쪽 걷고 싶은 거리에 터를 잡았다.
맛있는 집이 많은 이 거리에서도 육질 좋은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오랜 시간 롱런 중인 음식점이다. 홍익대생들은 물론 지하철을 타고 일부러 찾는 남녀들까지 몰리다 보니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늦게 가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생목살(200g)이나 생삼겹살(200g)을 시키면 큼직큼직하게 썬 고기를 센 불에 초벌구이를 해서 내온다. 손님들은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좋다. 테이블에서 굽는 동안 육즙이 전혀 새어 나오지 않아 더욱 좋다. 진한 육즙이 고기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기다. 그 감칠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하지만, 이 집의 진짜 별미는 돼지갈비(300g 9000원)다. 양념이 속속들이 잘 배어들어 있어 혀 끝에 착착 달라붙는다. 홍대생들이 이 집 돼지갈비를 ‘돼지갈비에 진주목걸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서비스로 끓여다 주는 된장찌개의 진한 맛도 별미다. 두부도 인심 좋게 많이 넣어준다. 된장찌개만 먹고 가도 본전 뽑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숯불구이의 맛은 숯불이 반을 책임진다고 한다. 이 집 숯은 화력이 좋은 데다 그을음이 거의 안 나 마음에 든다.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차돌박이, 갈비살(둘 다 180g 1만2000원) 등 호주산 쇠고기 메뉴도 주문할 수 있다.
가게 벽 곳곳이 국내외 인기스타들을 소재로 한 그래피티 작품으로 가득해 이를 보면서 먹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매일 오후 4시 반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문을 연다. 자동차를 가져갈 생각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