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일식요리에 빠져봅시다, 청해회초밥
정통도 맞고, 일식도 맞다면 기꺼이 그 댓가를 치르리라고 생각했다.
지하철 2호선 수영역 11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 걷다보면
각종 유흥업소와 음식점들로 즐비한 골목이 나온다.
그 골목 어디쯤에 청해라는 이름의 일식요리집이 있다.
소문난 곳이라서 외관이 화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간판도 입구도 모두 수수했다.
그러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청해를 방문했던 연예인들의 사진이 잔뜩 붙어있었다.
신화의 맴버인 이민우의 사진이 붙어있어서 몹시 반가웠다.
그건 그렇고, 주말 저녁에 온 탓인지 실내가 매우 붐볐다.
일행과 한동안 수다를 떨며, 문 앞에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일본풍의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올라가 곁에서 실내청소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원래는 청소를 다한 다음에 손님을 부르는데, 워낙 바쁘다보니 미처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던 듯했다.
메뉴는 크게 ‘스페샬’과 ‘골드 스페샬’ 코스로 나뉘었다.
스페샬 코스는 인원에 따라 모듬회의 가격이 달랐는데,
2인은 3만5천원, 3인은 5만5천원, 4인은 7만5천원이었다.
그리고 인원수보다 음식을 적게 주문할 경우에는 1인당 5천원의 추가요금이 있었다.
예를 들어 5인이 4인 코스를 주문할 경우, 7만5천원에 5천원을 더하여 8만원이 되는 식이다.
우리 일행은 1인당 2만원의 골드 스페샬 코스를 주문하였는데,
메뉴판에는 5인 기준으로 10만원이라고만 적혀있다.
깨끗한 상위에 수저와 장들이 놓여졌으며,
정통 일식집답게 향이 날아가지 못하게끔 와사비에 랩이 씌어져 있었다.
20여 가지의 요리가 차례대로 나왔는데, 중간중간에 추가로 주문하는 것이 가능했다.
일식은 특성상 조리시간이 길지 않다.
재료의 특성을 살려 재빨리 조리를 해내야지만 훌륭한 일식집이라고 할 수 있다.
요리가 나오는 순서와 식사속도가 엇비슷하게 맞아 떨어졌다.
다만 종업원들이 수시로 방을 드나들므로 다소 어수선했다.
그리고 주요리인 모듬회와 대게보다 다른 코스요리들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모듬회의 양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으나, 식용금가루가 뿌려진 것이 특이했다.
다른 코스요리들 때문이었는지, 혹은 회가 너무 굵게 썰어졌기 때문이었는지
조금 텁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트집을 잡을 정도는 아니었다.
초밥과 데마끼를 두어번 추가로 주문했다.
주방에서 만들어내기 무섭게 홀과 방으로 서빙이 되는 듯했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자꾸만 손이 갈 정도로 새우튀김과 야채튀김의 맛이 뛰어났다.
가지튀김을 잘하는 곳이 진짜로 좋은 일식집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튀김접시를 열심히 뒤적여 보았으나, 가지는 보이지 않았다.
메로조림과 연어구이 또한 별미로 그만이었다.
버섯구이와 산낙지는 비교적 흔한 음식인지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한번 입맛을 들이니 떡볶이처럼 다시 손이 갔다.
일식집에서 먹을 수 있는 한국형(?) 보양식으로는 매운탕이 있다.
각종 생선 잡뼈들로 진하게 국물을 우려냈기 때문에 별다른 조미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요즘 웬만큼 소문난 곳에서는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청해의 매운탕이 바로 그런 매운탕이었다.
우리 일행이 서둘러 나왔는지는 몰라도 과일이나 커피같은 후식은 없는 듯했다.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배가 충분히 부른 상황이어서 큰 불만은 없었다.
지배인에게 일행 중 한명이 생일이라고 하자, 맥주와 음료 몇 병을 서비스로 내주었다.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연산동과 해운대에 각각 지점이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쓰기위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메뉴판을 잠시 슬쩍해왔다.
돌려주러 가는 길에 회비빔밥을 한번 먹어볼 생각이다.
영업시간은 낮12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이며, 휴일은 없다. 주차장도 완비되어 있다.
문의는 051-758-9277, 759-7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