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레의 때빼고 광내자 낙성대 미도 정육 식당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어야겠지만, 월급날쯤은, 그러니까 한 달에 한 번쯤은 구워야겠다. 지글지글 맛있는 소고기를. 양념 안 된 소고기는 고기맛으로만 승부가 난다. 고기맛을 따지다 보면 일등급 중에 특등이라는 1++ 등급에 혹하고 결국 가격에 좌절하고 만다. 음…할부로 먹을까.미다리의 없는 게 없는 종로5가 광장시장
시장이라니. 요즘 애들은 시장이란 저~기 지방에 가야만 있는 걸로 알고 있을 거다. 도대체 인심 넉넉하고 푸근한 시장이란 곳은 어디에 있단 말이냐. 늦잠도 자야 하고, 밀린 보고서도 써야 하고(사실은 주말 버라이어티 보느라), 그 와중엔 데이트 비스무리한 것도 해야 하는데 4일장이니 5일장이니 하는 시장을 물어 물어 가기에는 너무 피곤하다. 그런 당신에게 제안하노니, 들어는 봤나 종로 5가 광장시장. 남대문 시장이나 동대문 시장과는 달리 원단 같은 원자재를 주로 판매하는 곳이라 누구나 한번쯤 가봤을 법한 시장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장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즐비한 맛집들은 뜨내기를 상대하는 집들이 아니다. 그래서 싸고 맛이 있다. 메뉴별로 하나같이 모두 그렇다. 광장시장 추천메뉴 1 : 꼬마김밥 광장시장 구제상가로 들어가는 입구에, 일명 ‘마약 김밥’이라 불리는 꼬마 김밥집이 있다. 왜 마약이냐? 마약처럼 자꾸자꾸 찾게 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고작 김밥 속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밥과, 단무지, 당근뿐이라는 것.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밥이 굉장히 찰지고 같이 나온 겨자 소스에 찍어 먹으면 과연 마약과 같이 계속 입에 넣게 된다. 1인분에 2천원이고 먹다 보면 주변에서 사람들이 쉴 틈 없이 찾아와 포장해 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길을 찾기 힘들다면 ‘마약 김밥집이 어디에요?’라고 아무에게나 묻자. 모두들 친절하게 길을 알려 주신다. 사이드 메뉴로는 유부초밥과 오뎅이 있다.광장시장 추천메뉴 2 : 녹두빈대떡 싸다! 맛있다! 푸짐하다!! 광장시장에서 파는 빈대떡은 직접 녹두를 갈아 눈앞에서 부쳐주는데, 집에 있는 후라이팬 크기의 빈대떡 1장에 고작 4천원이다. 가게 한편에는 물에 불린 녹두가 쌓여 있고, 그 옆에는 쉼 없이 녹두를 가는 맷돌이 있다. 인심 좋은 가게 아주머니는 맛보라며 빈대떡 한 조각을 건네는데, 장사치의 호객행위 같지 않고 친척 아주머니가 맨손으로 건네는 음식 같아서 마음이 훈훈하다. 두 사람이 먹어도 배부른 빈대떡 한 장에 4천원, 막걸리 한 병에 2천원이니 퇴근 후 기분 좋게 요기를 해도 6천원이면 그만이다. 광장시장 내에서는 ‘순희네 빈대떡’이 제일 잘 알려져 있는데, 꼭 거기가 아니어도 다 맛있다. 위치는 광장시장 정문으로 50미터 가량 들어가면 주르륵 나온다. 광장시장 추천메뉴 3 : 기타 갖가지 메뉴들 아무래도 시장이다 보니 메뉴가 갖가지로 다양하다. 떡볶이, 잔치 국수와 같은 메뉴는 기본이요 족발, 돼지껍질, 모듬회, 비빔밥, 팥칼국수까지 입맛에 맞춰 배를 불려보자. 그 중에서도 보기에도 배부른 굵직한 순대가 눈데 띄는데, 선지를 듬뿍 넣어 만든 토종 아바이 순대가 한 접시에 5천원. 살짝 애교를 떨어 부탁하면 반접시로도 썰어 내어준다. 모듬회는 한 접시에 1만 5천원인데, 먹을만한 해산물이 이것 저것 실하게 담겨 나오니 가벼운 지갑으로 소주한잔 넘기기에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