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포장마차의 짱뚱어탕(10,000원)
삼천년이 지나도 갈 일이 없을 것 같던 봉천동에 삘이 꽂힌 것은, 남도출신인 지인의 서대회타령이 귀에 못질을 해대는 통에 시달림반 호기심반으로 급기야 서대회를 검색질하던 중이었습니다. 온갖 제철맞이 남도 해산물을 착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 봉천동에 짱박혀 있더군요. 마침 방문했던 시기가 끝물 탄 새조개, 막판 스퍼트 시작하던 참꼬막에, 간재미, 피조개, 주꾸미... 으흥..... 근질근질근질근질~... 아후, 모르겠다.
왔습니다.; 한낮에... 까지는 아니고, 다섯시던가...;;; 일욜은 낮술인 거니까요.;;(왜?;)
메뉴가 참으로 강하죠? 벌교, 녹동 자연산을 산지 직송한다고 합니다. 지인님의 완소 서대도 한 자리 꿰고 있습니다만 철이 아니라서 회는 없군요. 그래도 간재미를 회로 먹을 수 있고, 꽃게백숙에 자연산 소굴, 그리고 뻘을 개휘젓고 다니는 짱뚱어도 있습니다. 가격도 넘 좋아!!(새조개샤브만 빼고..ㅡ,ㅡ;) 그리고 시간이 얼추 한달쯤 지났으니 지금은 또 제철 신메뉴가 추가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뭐 암튼 ㅋㅋㅋ 이건 그냥 최강 술안주들.
주문을 하니 밑반판이 나옵니다. 알배추에 쌈장 올려 밥 먹어야할 거 같은 소박한 찬들.ㅎ
그러나 달근시원한 배추에 짭쪼름한 조개젓이면, 소주가 걍 마구 털어집니다. 안주 나오기도 전에 달리기 시작.;
미앙이 살앙하는 벌교참꼬막.
막 데쳐져 나온지라 김이 폴폴~ 나더군요. 기대보다 씨알은 작았지만... 올해는 잘 안자랐나보지 뭐... 라고 생각해주는... 익히 들은 바 있는 이곳의 꼬막데침 공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뭐 그딴 거는 신경 안쓰이더라구요.
글쵸, 이거죠.
핏물이 뽕긋하게 차 있고 껍질 안으로 육즙이 그냥 콸콸콸~.>ㅁ<
올레~!>ㅁ<
빈껍질은 쌓여만 가고~.ㅎㅎㅎ
그담에 이곳에 오면 꼭 기본으로 시켜봐야 한다는 짱뚱어탕을 주문했어요. 1만원에 한뚝배기 그득~~.
짱뚱어를 갈아서 장과 들깨가루 푸지게 털어넣고 무청시래기와 함께 무르게 끓여낸 짱뚱어탕. 모양새는 추어탕과 흡사합니다.
한 그릇 덜어서~ 맛을 봅니다. 그런데 이게 추어탕과 또 다른 것은 그만큼 걸지고 구수하면서도 비릿한 내음 없이 그냥 아주 깨끗하더군요. 그 흔한 산초가루 한톨 없이 당당하게 혼자 나오는 이유가 있었네요. 어쩜 일케 잡내없이 걍 꾸수꾸수~한 겁니까.
밥 안말 수가 없더군요.ㅎ
밥알과 함께 엉기면서 더욱 뭉근해지고 들근해지고 진해지는 국물맛이 진짜 진국이라는 표현에 딱입니다.(진국씨는 우리 아버지.;;) 게다가 이거 한 그릇 먹고 나니 속 구석구석까지 고르게 기운이 도는 게 정말 든든하고 좋더라구요.
이 날은 양꼬치투어를 앞두고 있었던지라 이 정도에서 일어나야했지만... 아쉬움이 너무 커서 이후에 다시 들렀습니다.
제철맞은 간재미무침도 먹어봤는데 싱싱한 간재미와 새콤달콤매콤한 양념맛의 조화가 정말 좋았어요. 서대구이도 꾸덕하게 말린 서대가 제법 도톰한 살밥이 있어서 풍성하고 짭짭 고소하니 술과 함께 즐기기에 환상이더군요.
다른 분들은 이미 다 거쳐가신 이 곳을 이제 와서 좋다고 단골삼으려는 미앙의 이 백드럼본능이란...ㅋㅋㅋ 그래도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흐뭇~하다능.
간재미 철이 가기전에 다시 한번 들러서 이번엔 날회로도 먹고 찜도 해달래서 먹고 사진도 많이 찍어와야겠어요.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