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보고 무작정 따라 들어가게된 그 곳.
<<두모악_ 김영갑갤러리>>
사실. 이 곳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그냥. 이유없이 마음이 아프고 먹먹하다.
한라산의 옛말인 두모악은 사진작가 김영갑선생님이 루게릭 투병중에 폐교를 수리해 만든 갤러리이다.
밥을 넘기고. 사진기 셔터도 누르기 힘든 투병생활 중에서.
그가 숨을 거두는 마지막까지도 아끼고 사랑했던 그의 분신같은 곳.
구석구석 그의 손길. 눈길이 닿았을 두모악의 정원.
그의 전부였던. 사진.
갤러리의 뒷문으로 나가면 무인으로 운영되는 작은 카페가 있다.
<<두모악 찻집>>
여러가지 허브차와 핫쵸코.
간단한 요깃거리와 커피.
참 신기했던 캡슐커피.
이 캡슐을 머신에 넣으면 신선한 원두커피를 마실수 있단다.
요새 보기 힘든 빨간 라디오.
라디오에선 원더걸스의 텔미가 흘러나오고.
아날로그적인 이 공간에 텔미라니.
참 아이러니하단 생각에 라디오를 꺼버렸다.
대신들리는 바람소리와 새소리.
아까의 그 피곤함은 다 날아갔다보다.
난 아직 씁쓸한 커피보다 달달한 핫쵸코가 좋다^^
핫쵸코를 타 놓고 엽서를 쓰려는데 우르르 사람들이 들어왔다.
아까 갤러리에서 촬영하시던 분들과 4코스올레지기셨다.
KBS에서 나오셨는데 이번에 제주도에 대한 다큐를 찍으신다고 했다.
이야기하다보니 아까 쇠소깍에서 테우타면서 비 쫄딱 맞았을 때.
그 분들도 그 곳에 계셨단다.
제주도 올레에 대한 이야기. 김영갑선생님에 대한 이야기.
제주도 여행오게된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보니 4코스올레지기분도 울고. 나도 울고.
한참을 그렇게 웃고. 울고 하다. 둘러보니 해가 저물어간다.
밤길에 스쿠터운전은 엄두가 안나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레지기분이 오늘 어디서 묵냐고 물으셔서 둥지황토마을에서 묵는다고 했더니.
사장님께 안부달라 하셨다.
왕마담이라면 아실꺼라며.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깨끗히 설겆이도 해놓고. 핫쵸코 값도 치루고.
부랴부랴 길을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