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daum.net/soo_k_baek
조금 착해 지는가 싶었던 영국 날씨가
요 며칠 다시금 심술을 부린다.
비도 부슬부슬 오는 것이 한기도 느껴지고
우중충한 날씨 탓에 빈대떡이라도 부쳐야 할 성 싶더라.
그렇지만, 빈대떡과 김밥은 남이 해 준 것이 맛있는 법.
하지만 케이크와 쿠키는 내가 구워도 맛있는 법.
그래서 백똥백변은 따뜻한 우유 한 잔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쿠키를 굽기로 결정했다.
카페인에 그닥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체질 때문에
백똥백변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가끔 정말이지 분위기 잡고 싶을 때는 제외하곤..
헌데, 모카쿠키, 모카케이크는 항상 맛나더라.
왠지 센티멘탈 해질 것 같은 날씨를 핑계삼아
모카쿠키를 한 번 구워보기로 한다.
찌야가 좋아하는 청키한 초콜릿을 듬뿍 넣어서 -
그리하야, 오늘의 재료는,
☆오늘의 재료☆
버터 5 스푼, 백설탕 5 스푼, 계란 1개, 밀가루 25 스푼, 베이킹 파우더 1 티스푼, 바닐라 에센스 5방울,
우유 1 스푼, 생크림 1 스푼, 초콜릿 100g, (기호에 따라) 견과류
(백똥백변은 계량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스푼이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저로, 평평하게 뜬 양이 아닌 산 처럼 듬뿍 뜬 양이다. 초콜릿은 300g이라 포장에 적혀 있는 것을 정확히 1/3로 나누어 그 만큼만 넣었으니 100g일 것이다.)
1) 밀가루는 두번에 걸쳐 곱게 채에 바쳐 내려 주도록한다.
실온에 2시간 가량 꺼내 두었던 2) 버터를 잘 저어
크림화 시켜준다.
3) 설탕은 2-3번에 걸쳐 버터에 넣고
심히 서걱거리지 않을 때 까지
고루 섞어 준다.
버터와 마찬가지로 실온에 2시간 가량 꺼내 두었던
4) 계란을 넣어주고 잘 섞어 준다.
오래 섞어 주기 보다는 적당히 섞일 정도로만 한다.
계란까지 섞었을 때의 색감과 질감이다.
5) 바닐라 에센스 5 방울을 넣고 알맞게 섞어 준다.
6) 인스턴트 커피 가루 2 스푼에
우유 1 스푼을 넣고 녹인다.
역시 실온에 있었던 7) 생크림 1 스푼을 넣어 준다.
생크림이 없는 경우에는
우유를 1 스푼 추가로 더 넣어 주도록 한다.
생크림 사러 나가기 귀찮았을 때, 백똥백변이 썼던 방법으로,
그래도 맛있더라. 흠흠 =ㅁ=
8) 묽게 잘 녹은 커피액을 넣어 주자.
전체적으로 커피색이 돌 때까지 섞어 준다.
미리 곱게 쳐 둔 9) 가루류의 1/2를 넣어 주자.
10) 우물 정(#)자로 가르듯 잘 섞어 준다.
11) 나머지 가루류를 마저 넣고 위와 마찬가지로 우물 정(#)자를 그리며 부드럽게 섞어 준다.
준비 된 반죽에
12) 초콜릿을 원하는 크기로 조각내어 넣고
대충 뒤섞어 준다.
완성 된 반죽의 질감이다.
이미 이 때의 냄새가 백똥백변의 식욕을 돋구더라.
낮에 구웠어야 하는건데, 이거야 참 한밤중에 구웠으니
식혀서 먹고 잘래야 시간의 너무 늦어서 안되겠다.
13) 유화지 2 장을 겹쳐서 오븐 트레이 위에 깔아 준다.
14) 소량의 올리브유를 뿌려 준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쿠키를 떼어 내기가 수월하더라.
15) 적당한 양의 반죽을 준비 된 유산지 위에 올려 준다.
오늘은 돔모양의 쿠키를 구워 보고자
스쿱을 떴다.
백똥백변의 특기는 아주 넙대대하게 퍼진
커다랗고 커다란 쿠키지만,
'한번 쯤은 조금이나마 예쁘게 생긴 놈들도 보고 살아야지.
나란히 나란히 -
익으면서 크기가 커질 것을 염두에 두고
적당한 간격을 두도록 한다.
180C에서 10분간 예열 된 오븐에 넣고
16) 170C에서 총 15분간 베이킹 해 준다.
백똥백변은 소량의 반죽을 남긴 후,
잣과 호두를 넣고 섞어 주었다.
동생 찌야는 견과류가 들어 간 제과를 좋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둘 다의 식성을 고려하자면
이 방법이 최고다.
아, 아몬드 까 먹었다. 에잉 -
17) 10분이 지난 후, 오븐을 열어 쿠키의 표면을 확인하자.
딱 알맞게 예쁜 캬라멜 색을 띄길래,
더 검어 지거나 타는 것을 막기 위해
호일을 잘라 덮어 주었다.
헤헤-
정확히 15분 후,
마음에 쏘옥 들게 생긴 쿠키들이 내게로 왔다,
올망졸망 앉아선...
이번엔 견과류를 넣은 반죽 차례.
이것들은 납작하게 만들었다.
표면이 넓어야 하얀 견과류가 잘 보일 테니.
위 돔모양의 쿠키들과 같은 방법으로 구워 나온
모카호두잣초코칩쿠키.
길다, 길어, 이름 한번. ㅋ
사랑스럽기도 하지 - ㅎ
백똥백변은 개인적으로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한 쿠키를 좋아한다.
오늘 이 통칭 모카쿠키는
이런 백똥백변의 입맛에 착 붙는
바삭함과 촉촉함을 갖고 있다.
지난 밤, 베이킹 하는 동안 읽었던 책을
마저 읽으며 쿠키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좋아, 좋아 -
맘에 들어 -
찌야도 잘 먹더라.
까다로운 찌야의 입맛에 맞았다면,
백똥백변은 그걸로 만족하는 바이다.
찍어 놓은 사진들을 훑어 보다가
백똥백변이 정말 맘에 드는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창틀 넘어 집안으로 발을 들여 놓은 이른 오후의 햇살이
백장미의 얼굴로 쏟아져 내려
왠지 모르게 더 고귀하고 순결하게 보이는
그런 사진.
햇살과 꽃송이가 눈이 맞았나?
백똥백변의 쿠키가 마치 꿔다 논 보릿자루 마냥 처량맞기 이를 데 없다.
쿠키레시피 올리며 쿠키를 죽이는 사진을 올려 본다.
예쁜 건 예쁜 거니까, 쿠키야, 참으렴. 협조해라.
햇살군과 장미양이 5월의 연애질을 하신다잖니.
(아 - 손발이 오그라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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