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먹던 도토리 앙금이 남아 있어, 오랫만에 묵을 쑤었어요. 물의 양이 중요한데, 그새 감각이 무뎌졌는지 약간 무르게 된 듯 하네요.
도토리 앙금이 한 컵 정도 얼어 있어서 실온에서 녹인 후, 물을 5컵 부어 덩어리 없이 잘 풀어 중불에서 바닥까지 저어가며 묵을 쑵니다. 만약 시판되고 있는 마른 도토리 가루를 이용할때는 물을 6컵 반 정도 넣고 되직한 정도를 보아가며 쑤어야 합니다. 여기 까지는 풀을 쑤는 과정과 별로 다를게 없지요.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조금 젓다보니 갈색이 되며 되직하게 변해 갑니다. 약불로 놓고 20여분쯤 계속 바닥까지 잘 저어주지요. 묵이 풀썩이며 옆으로 튀기도 해서 손을 조심하며 저어줍니다.
다 끓었다 싶을때 소금 1티스푼과 참기름 2티스푼 넣고 골고루 섞어 5분쯤 후에 불을 끕니다. 마지막에 식용 꽃 잎을 뜯어 섞어 주었어요. 나름대로 빨강과 노랑, 분홍을 섞어 넣는다고 했는데, 묵의 갈색때문인지 빨강을 빼고는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