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실로 통하는 문의 범상치 않은 블루 컬러와 배관이 드러난 블랙 컬러의 천장은 마치 카페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천장을 터서 20cm 높였어요. 한결 시원한 느낌이죠? 신촌의 한 주점에서 영감을 얻었죠”라고 말하는 남편 최경수씨(46)는 부인 김향미씨(42)보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패션 유통업에 함께 종사하는 부부는 일뿐만 아니라 집 안에서도 손발이 척척 맞는 환상의 콤비. 작년에 새롭게 리모델링한 이 집을 고칠 때는 남편 최경수씨가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부인 김향미씨는 남편이 원하는 것이라면 묵묵히 따라주는 편이라고. 블루 컬러의 독특한 문 역시 최경수씨의 아이디어. 미국 출장 갔을 때 호텔의 문 색상을 보고 마음에 들어 똑같은 컬러로 페인팅했다. 구석구석 눈길을 끄는 빈티지 스타일의 소품 역시 남편이 구입한 것이다.
패션 관련 도서뿐 아니라 인테리어 잡지도 즐겨본다는 주부 김향미씨. 환한 웃음에서 ‘좋은 사람’의 내음이 느껴진다.
집 안을 꾸미는 데 남편의 영향력이 컸던 탓인지 집 안은 전체적으로 모던한 분위기. 리모델링하기 전에는 젠 스타일로 꾸몄는데, 작년에 새로 집을 고치면서 모던한 분위기에 내추럴한 느낌을 더한 색다른 인테리어로 탈바꿈했다. 블랙 컬러가 주를 이루는 거실과 달리 내추럴하면서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주방은 시공을 맡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심희진 실장과 부인 김향미씨의 취향이 더해진 것.
거실 한쪽의 코지 코너.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활용해 내추럴한 코너를 연출했다. 다이닝 룸 한쪽에는 와인 랙을 만들었다. 김향미씨 부부는 종종 이곳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고.
패브릭에 관심이 많은 김향미씨는 계절마다 침구와 커튼을 바꾸는 것을 즐긴다. 식탁의 테이블클로스와 의자 커버만 바꿔도 집 안이 확 달라진다는 것이 김향미씨의 이야기. 요즘은 겨울 준비를 위한 패브릭을 제작하는 중이다.
희끗희끗 벗겨진 듯한 내추럴한 분위기의 주방 가구가 돋보인다. 작은 바(bar)를 만들어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이닝 룸에서 바라본 주방 전경. 벽면에는 앤티크 스타일의 전화기를 걸어서 멋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1년 전 리모델링한 뒤 집 안은 훨씬 쓸모 있게 변신했다. 구석구석 수납 공간이 많아진 주방과 반신욕을 즐기는 남편을 위한 욕실의 히노키탕 덕분에 삶의 질이 한결 높아진 기분. 변화를 즐기는 남편 최경수씨는 문을 블랙 컬러로 바꾸면 어떨까 고민 중이다. 나날이 변신하는 이 집이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1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영준이의 방.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블루 컬러로 꾸몄다.
2 창고로 쓰이던 곳의 문짝을 떼어내고 수납장을 짜 넣었다. 주방이 더욱 넓어 보일 뿐 아니라 장식 효과까지 얻어서 만족스러운 공간이다.
3 현관 입구는 강렬한 스트라이프 패턴 벽지로 포인트를 주었다. 블루 컬러의 문 역시 집 안의 첫인상을 색다르게 한다.
타일 바닥재와 블랙 천장의 조화가 모던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거실. 블랙 가죽 소파와 대리석 테이블로 심플하게 꾸몄다.
1 제일 큰 안방을 서재로 활용했다. ㄱ자 모양의 책상과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책꽂이, 블루 컬러의 롤스크린으로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럽게 꾸몄다.
2 안방 옆 파우더 룸에 타일을 깔고 욕실로 꾸몄다. 카운터형 세면대로 수납 공간을 넓히고, 문 색깔과 같은 컬러의 수납장으로 통일감을 더했다.
3 선반을 설치해서 실용성을 더한 욕실 벽면. 히노키탕에서 반신욕을 하면서 읽을 책들을 꽂아놓기 좋은 공간이다. 히노키탕 덕분에 목욕하는 시간이 훨씬 즐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