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는 그 자체가 금속인데다 도금이나 코팅도 하지 않기 때문에 유리와 더불어 해가 없는 안전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유리처럼 냄새나 기름이 배지 않는 것도 ‘스뎅’의 매력이다. 스테인리스 냄비와 프라이팬은 두께 때문에 무겁지만 그릇류는 유리보다 훨씬 가벼워 사용하기에도 좋다. 이렇게 여러모로 좋기에 식당 등에서 스테인리스를 선호하는 게 아닐까 싶다.
스테인리스 제품은 남대문 그릇 시장처럼 동네 그릇 가게에 가야 더 많다. 역시 업소용 제품이 많았는데, 보통은 보관 용기나 도시락 종류를 많이 찾는단다. 하지만 찬찬히 찾아 보니 흔히 보는 ‘식당 디자인’ 그릇 말고도 모던한 라인에 빈티지한 감성을 더한 보석 같은 제품들도 많았다. 스테인리스 몸체에 플라스틱 뚜껑을 더한 ‘스텐락 보관 용기’도 많이 찾는 아이템이라고 한다. 유리를 쓰자니 무겁고 플라스틱을 쓰자니 꺼림칙했는데 가격도 4천원부터 시작하니 저렴하고 쓸 만하다. 아이들 도시락과 밥그릇 또한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다. 스테인리스는 열전도율이 높아 뜨거운 걸 담으면 그대로 뜨거워지는 단점이 있는데 이것을 커버한, 가운데에 빈 공간을 둔 밥공기와 볼도 있다. 이런 제품은 일본 여행객들이 많이 구입해간다고 한다.
스테인리스는 크게 광택이 있는 크롬과 없는 헤어 제품으로 나눌 수 있는데, 광택이 없는 것이 조금 더 비싸고 물 자국도 덜하다. 반짝반짝하는 크롬 라인은 모던한 느낌이 나고, 광택이 없는 헤어 라인은 빈티지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2 1940년대에 만들어진 빈티지 캐스터 3개 1세트. 11만5천원·소품창고
3 밀가루부터 후춧가루까지 세트로 정리할 수 있는 제품. 6개 1세트 18만5천원·소품창고
4 앙증맞은 프티 스푼과 포크. 각각 6천원·소품창고
5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구 모양의 보관통. 가격미정·영일주방
6 내용물이 잘 굳지 않는 스테인리스 후춧가루통. 7천원·현대기물주방상사
7 스테인리스와 맑고 투명한 하늘색 플라스틱이 더해진 볼. 5만7천원·알레시
8 유리에 스테인리스 뚜껑을 더한 양념통 세트. 3만4천원·소품창고
9 눈금이 그어져 있어 계량까지 쉽게 할 수 있는 볼. 5만원대·헬러코리아
10 꽃잎을 닮은 미니 볼. 9만원대·롯데백화점 지아니니
11 잔잔한 물결 모양의 접시. 19만원대·이딸라
2 유리보다 가볍고 플라스틱보다 위생적인 스테인리스 김치통. 가격미정·키친아트
3 한 손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유투 클릭 밀폐용기. 실리콘 패킹을 둘러 밀폐력도 좋다. 3만8천8백원·유투숍
4 뚜껑 위 버튼을 누르면 내부가 진공 상태가 되는 보관 용기. 10만원대·WMF
5 엄마가 쓰던 형태 그대로의 원통형 수납 용기. 가격미정·키친아트
6 재료 이름이 양각으로 새겨진 멋스러운 보관통. 1만2천원·현대기물주방상사
7 스테인리스를 레이저 커팅해서 작품처럼 모양을 만든 용기. 6만6천원·알레시
2 두들겨서 모양을 낸 스테인리스 볼. 가격미정·영일주방
3 가운데가 빈 이중 구조라 가볍고 뜨거워지지 않는다. 가격미정·영일주방
4 과일을 담아 내면 좋을 디자인. 2만원·그릇나라
5 엄마가 쓰던 국그릇의 요즘 버전. 가격미정·키친아트
6 빈티지함이 매력인 원형 접시. 큰 것 19만원, 작은 것 17만원·디자인 와츠
7 밥을 풀 때는 스테인리스 소재라야 환경호르몬 문제에서 안심이다. 1만원·유일상사
8 표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사각 접시. 9천원·현대기물주방상사
9 꽃잎 3장을 펼쳐놓은 듯한 스테인리스 바구니. 21만1천원·알레시
10 여름 반찬을 담아 내기에 좋은 디자인. 4천5백~6천5백원·현대기물주방상사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정화의 스테인리스 칭찬
남들이 법랑 냄비를 좋아할 때도 혼자 스테인리스를 사러 다녔다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정화 씨는 그래서 흔히 쓰는 각종 샐러드볼 말고도 보관 용기, 쟁반, 티슈 케이스까지 스테인리스 제품을 참 많이 가지고 있다. 촌스럽고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편견을 깨고 세상에서 가장 프로페셔널한 소재로 스테인리스를 꼽는 그녀가 유난히 ‘스뎅’을 좋아하는 이유들.
추억이 있는 빈티지니까
“‘스뎅’은 스테인리스의 일본식 발음이지만, 어른들이 옛날부터 ‘스뎅, 스뎅’ 해서인지 왠지 스테인리스라고 하기보다는 스뎅이라고 해야 더 정이 가요. 아랫목 이불 속에 넣어두었던 아버지의 밥그릇, 여름에 시원한 얼음물 한 잔 담았을 때 그릇 가장자리에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 너무 멋지죠. 빈티지 스타일링을 할 때 스뎅 소품을 하나 두면 그야말로 ‘간지’가 달라지니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소재예요.”
웰빙 라이프를 위한 도구
“플라스틱은 환경호르몬이 걱정되고 유리는 깨질까봐 걱정되는데, 스뎅은 그런 걱정 없으니 10년이고 20년이고 오래도록 쓸 수 있어요. 돌과 금속이 차갑긴 해도 그와 함께 따뜻한 감성이 더해지는 건 그게 자연 소재이기 때문이에요.”
프로페셔널한 소재니까
“처음엔 반짝반짝하는 시크한 매력 때문에 사용하다가, 사용하면서 스크래치가 생기고 광택이 없어지면 빈티지한 감성이 더해지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소재가 스뎅이에요. 나무나 도자기 그 어떤 소재와 함께 두어도 너무도 근사하게 어울리고요.”
1 신혼 시절부터 보관 용기는 업소에서 사용하는 사각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했다. 네모반듯한 디자인이 스타일리시하고, 밀폐력은 없어도 야채 등을 담아두면 신선하고 위생적이기 때문이다. 보관 용기 앞의 손잡이 달린 야채볼은 씻은 야채를 담아둘 때 많이 이용한다. 일본 빈티지풍 2단 찬합은 가볍고 위생적이라 쓸모 많은 제품.
3 독일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리얼 빈티지 티슈 케이스와 새 모양 장식품. 나무 책상이나 가죽 테이블 위 어디에 두어도 근사하게 어울린다.
5 오렌지즙을 짜고 나면 용기 가장자리로 이슬이 맺혀 더 신선해 보인다.
6 록시땅에서 구입한 무광 스테인리스 보관통. 소품을 담아두는 용도로 쓰고 있다.
7 X자로 펼쳐지는 냄비받침. ‘스테인리스’ 제품 중에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