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은 해충이 발생하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가정에서는 보통 해충이 서식하던 식품에서 기어 나오거나 집안에 날아다니면서 발견하게 된다. 다행히 식품에 발생하는 해충은 대부분 사람이나 애완동물을 물거나 쏘지 않고 집안 건축자재를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충이 발생한 식품은 영양적, 기호적 측면에서 손실이 생길 뿐만 아니라 해충의 배설물과 호흡으로 인해 수분과 열이 발생하여 식품이 부패, 변질될 수 있고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해충은 거의 모든 식품에서 생길 수 있는데 특히 쌀, 밀가루, 국수, 과자 등과 같은 곡류 제품과 건조콩, 견과류, 초콜릿, 건포도, 건조과실, 향신료, 분유, 육포 등에 잘 생긴다. 또한 식품은 아니지만 새 모이, 애완동물사료, 포푸리, 장식용으로 만든 건조식물에도 해충은 생길 수 있다.
또한 해충은 여러 경로를 통해 식품에 발생할 수 있다. 해충이 처음 식품에 침입하는 경로는 식품 가공공장이나 창고, 운송 중일 수도 있고 또는 식료품가게나 가정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식품에 해충이 생기는 것을 막고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제안하는 가정 내 식품 안전을 위한 올바른 해충 예방법이다.
적당한 양만큼만 구입
식품은 적은 양을 구입하여 단 기간 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항상 먼저 산 식품을 먼저 사용하고 이미 개봉한 식품을 개봉하지 않은 식품보다 먼저 사용하도록 한다. 식품을 보관하는 곳은 정기적으로 확인(최소 한 달에 한번)하여 먼저 구입한 것을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한다.
식품을 구입할 때는 잘 밀봉되어 있고 깨지거나 찢어진 부분이 없는 제품으로 선택한다. 또한 유통기한이나 포장날짜는 신선함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므로 최근 날짜에 제조된 제품으로 구입한다.
간혹 해충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가정에서는 드라이아이스를 식품과 함께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드라이아이스는 성충이나 유충을 제거할 수는 있어도 알이나 번데기까지 100% 없애지는 못한다.
밀폐용기에 보관
식품에 발생하는 해충은 종이, 얇은 판지, 플라스틱비닐, 알루미늄 호일을 갉아서 뚫을 수 있고 포장이 접힌 부분으로 기어들어 갈 수도 있다. 포장 안에 들어간 해충은 번식해서 다른 식품이나 집안에 구석, 갈라진 틈에 떨어진 식품 조각으로 번져서 결국 식품이 있는 곳곳에 번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구입한 식품은 유리, 금속, 단단한 플라스틱 용기 등 밀폐용기에 넣어 깨끗하고 서늘하며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보관장소는 가급적이면 바닥에서 50c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선택하고 식품의 종류에 따라 적은 양을 구입하여 냉장고나 냉동고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로부터 냄새가 강한 마늘이나 고추, 월계수 잎 등을 식품과 함께 넣어두면 해충이 꾀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해충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는 사실도 참고한다.
집안은 청결히
창고, 선반, 서랍 같이 식품을 보관하는 장소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청소한다. 청소할 때는 안에 들어 있는 식품과 접시, 기구 등을 모두 치운 상태에서 해야 하며 선반, 서랍 바닥에 종이나 천을 깔아 놓았다면 이것도 모두 치우고 청소해야 한다.
구석이나 갈라진 틈에 해충이나 식품 부스러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진공청소기를 이용하여 청소하고 청소가 끝난 후에는 반드시 진공청소기의 먼지봉투를 갖다 버려야 한다. 진공청소 후에는 뜨거운 물이나 세제로 깨끗이 닦고 잘 말린다. 식초 물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상한 과일이나 쓰레기는 해충이 집단적으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서 치우고 여름철에는 쓰레기통을 자주 닦는다. 또한 애완동물을 키울 경우 애완동물이 먹고 남은 사료를 사료그릇에 그냥 방치하지 말고 치워 두어야 한다.
해충 제거는 이렇게
해충이 번식한 곳을 찾아낸다. 밀가루 같은 가루 제품의 경우는 윗면을 손전등으로 비추어 보거나, 넒은 팬에 펼쳐 놓고 보면 확인하기 쉽다.
해충이 번식한 식품은 모두 버려야 한다. 만일 해충이 번식한 제품을 사용하고 싶을 경우(새 모이 같은 경우), 해충이 번식한 것으로 보이는 제품을 얇은 팬에 넣고 55도 이상의 온도에서 30분간 가열하거나 0도의 냉동고에 4일 이상 놓아둔다.
해충이 다시 번식하지 않도록 조심하려면 청소 후 바로 선반을 이용하지 않는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랑곡나방’의 경우 유충이 번식한 제품을 치운 후에도 성충이 3주 이상 집안에 날아다니기도 하므로 해충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확신이 들 때 다시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해충을 없애기 위해서 살충제를 선반에 뿌리는 것은 나쁜 방법이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살충제는 효과도 그 때뿐이고 식품 포장 안에 들어 있는 해충에는 효과도 없다. 무엇보다 사람이 섭취하는 식품에 살충제가 오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