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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나 봤나' 봄날의 주꾸미 |
글쓴이: 츠유 | 날짜: 2010-03-19 |
조회: 14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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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ok.ancamera.co.kr/view.php?category=TUAYJQ%3D%3D&num=EhFNdw%3D%3D&page=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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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동물 삼형제. 그중 봄날의 주꾸미' 오징어. 문어로 대표되는 연체동물 두족류는 한국 등 아시아 일부 국가와 지중해 연안국가를 제외하고 즐겨먹는 나라가 없다. 특히 구미권 사람들이 문어나 오징어를 얼마나 기괴스럽게 생각하는 지는 영화 속에 묘사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영화 '올드보이'가 미국에서 개봉됐을 떼. 최민식(극중 오대수)이 산낙지를 통째로 씹어 먹는 장면이 관객들에게 충격을 줬다. 몇몇 영화 매체들은 '극중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산낙지 신을. 망치 뒤에 붙은 장도리로 생이빨을 뽑아내는 신과 동급으로 언급했을 정도다. 이는 연체동물 식습관을 기피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특히 '비늘 없는 물고기를 먹지 말라'는 유태인들의 계율이 많이 작용했다. 게다가 끈적끈적한 치감. 말릴 때 나는 냄새 등을 혐오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동북·동남아시아에선. 연체동물이 맛있는 먹을거리이자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날 것으로 먹기도 하지만 삶아서. 튀겨서도 좋다. 볶고 굽거나 시원하게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말려놓으면 근사한 안줏거리로 변신한다.
연체동물들은 영양가도 높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라이신·트레오신·트립토판 등 아미노산과 타우린이 많다. 타우린은 피로회복 음료의 중요 성분으로 쓰이는데. 오징어를 말릴 때 겉에 묻은 하얀색 가루가 바로 그것이다.
머릿속(사실 몸통)에 먹물까지 가지고 있어 더욱 진하고 깊은 맛을 선사하는 이들 연체동물 중 다리가 8개인 팔각목에 속하는 문어·낙지·주꾸미는 크기가 다를 뿐. 모두 문어과에 속하는 동물로 서로 많이 닮았다. 연체동물도 각 지역별로 다른 입맛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는 오징어. 경상도 동해안에선 문어를 많이 소비한다. 충남 서해안은 주꾸미. 호남 남해안에서는 낙지를 즐겨 먹는다. 바다와 갯벌등 자연환경에 따라 입맛이 길들여진 탓이다. 문어는 주로 살짝 삶아낸 숙회로 먹고. 낙지는 산낙지가 으뜸이다. 주꾸미는 불고기. 샤브샤브. 볶음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인다.
도시에는 아직 찬바람이 파고 들지만 서해안 바닷속에는 주꾸미의 계절이 돌아왔다. 3~5월 산란기를 맞는 주꾸미는 졸깃하고 탱탱한 살이 올라온다. 머릿속에는 밥알을 꼭 빼닮은 알이 가득차 맛깔난다. 주로 매콤한 양념에 무쳐 굽거나. 샤브샤브로 즐기는데. 어느 쪽이나 다 맛있다. 주꾸미는 사철 맛볼 수 있지만 밥알 가득찬 제철 주꾸미는 그렇지 않다. 서두르지 않으면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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