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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원가로 푸짐한 탕반음식 구현한 '양곰탕' |
글쓴이: 햇님 | 날짜: 2014-04-28 |
조회: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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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는 소고기 베이스의 탕반에 대한 니즈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설렁탕·곰탕의 경우 부담스러운 원재료비 때문에 고명이 부실하기 쉽다. 정육보다 저렴한 한우 부산물을 사용해 푸짐하고 마진률 높은 탕반음식을 구현할 수 있다.
◇ 설렁탕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국 없으면 밥이 안 넘어가는 '탕반민족'이다. 식탁 위에는 국이나 찌개 한 가지가 반드시 놓여야 한다. 다양한 국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탕반 음식은 단연 설렁탕과 곰탕일 것이다. 양반가에서는 곰탕을 주로 먹었고 뼈를 넣어 진한 국물을 낸 설렁탕은 서민음식으로 꼽힌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곰탕과 설렁탕은 가정식에서 가장 빠르게 없어진 음식이기도 하다. 이제 하루 종일 불 곁에 앉아 기름을 걷어가며 곰탕을 끓이는 주부는 없다. 더불어 사골육수는 큰 솥에 대량으로 끓이기 마련인데, 핵가족화된 현대에는 부담스러운 양이기도 하다.
서너명이서 한 솥을 먹어 없애려면 몇날 며칠이 걸리니까 말이다. 가스레인지 화력이 약한 것도 이유다. 사골은 센 불에서 푹 고아내야 맛이 잘 우러나기 때문이다.
설렁탕은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외식메뉴 부동의 1위였다. 광우병 파동 이후 설렁탕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었고 요즘은 돼지국밥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설렁탕의 진한 고깃국물은 한 끼 때우는 식사메뉴라기보다 '몸보신'의 역할이 컸다.
가족 중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사골을 고아 먹였다. 그러나 따로 몸보신을 할 필요가 없어진 영양과잉 시대에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중요한 구매요소가 되었다. 국물에 소고기 몇 점 들어간 설렁탕은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낮다.
돼지국밥은 설렁탕보다 1000~2000원 더 저렴할 뿐 아니라 순대와 머릿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간다. '푸지게 잘 먹었다'는 소리가 나온다. 담백한 국물이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는 심심하게 느껴지는 탓도 있다. 얼큰한 국물에 들깨가루 듬뿍 얹어 풀어먹는 순대국밥이 더 쉽게 와 닿는다.
사골을 푹 고아 만든 '소고기 베이스'의 탕반은 우리나라 국민의 소울 푸드다. 특히 한우 뼈를 넣어 끓인 사골육수는 구수하고 입에 쩍쩍 달라붙는 맛이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는 소고기 베이스의 탕반에 대한 니즈가 분명히 있다. 가격경쟁력과 푸짐함을 보완한다면 소고기베이스의 탕반음식이 다시 국민 외식음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 단백질과 영양이 풍부한 건강식, 양곰탕
양곰탕은 소의 두 번째 위인 양 가운데 양깃머리 밑에 붙은 얇은 부위로 만드는 음식이다. 양은 연하고 부드러워 예로부터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보양식으로 먹였다.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B2와 철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섬유질이 많아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 고객에게도 소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양을 사용한 요리는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에도 실려있다. 양을 잘게 다져 완자형태로 만든 '양탕'이라는 이름의 보양식으로 소개됐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도 위장이 약해 자주 체하는 사람에게 '양포탕'을 환자식으로 먹였다고 전해진다. 양은 단백질과 영양을 보충할 수 있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 가격급락 소 부산물, 불황기 틈새아이템 제격
한우 판매정책에 따라 최근 한우 도축마릿수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구이용 고급부위와 지육위주로 판매되다보니 사골과 내장 같은 소 부산물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한우 우족의 경우 돼지족발보다 저렴하다.
사골은 1kg당 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04년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내장의 경우 마리당 6만~8만원 선인데, 판매가 되지 않으니 업자들이 매입을 꺼린다. 부산물업자끼리 복불복으로 떠맡는 형태로 처리하고 있을 정도다. 한우 소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내장과 부산물을 이용한 아이템의 개발이 시급하다.
저렴한 소 부산물로 만든 내장탕은 같은 값에 설렁탕보다 두 배 이상 푸짐하게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나 '한우'는 가치소비재다. 7000원짜리 설렁탕을 8000원에 팔 수 있는 키워드다. 한우 내장 역시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한우'라는 키워드에 주목한다. 내장부위는 한우라고 할지라도 소비자가 생각하는 수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저렴하다. 가격대비 최고의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식재료인 것이다. 한우 양곰탕은 수입산 갈비탕보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다른 내장부위보다 '양'은 특수부위라는 인식이 있다. 양깃머리 구이는 비싸게 팔리는 메뉴다. '특양'이라고 도 불린다. 구이로 먼저 내장부위를 접한 소비자에게 '소 부산물', '내장'과 '양'이 주는 인상은 다르다.
같은 값에 두 배 이상 푸짐하게 제공할 수 있는 내장의 장점을 수육 메뉴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서울시 청진동에 위치한 < 청진옥 > 의 경우 모둠수육에 내장을 제공하고 있다. 푸짐함은 두 배 이상이지만 내장을 사용해 원가 비율은 낮췄다. 고객은 푸짐해서 좋고 업주는 저렴해서 좋은 메뉴인 것이다.
◇ 양곰탕의 현황과 미래
양곰탕은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 평양집 > , < 부민옥 > , < 양미옥 > , < 이태원정육식당 > 에서 내는 '맑은 스타일' 양곰탕과 < 벽제갈비 > , < 백년곰탕 > , < 더함한우골 > 의 '칼칼한 스타일' 양곰탕이다.
양곰탕을 얼큰하게 끓여낼 경우 해장음식으로도 제격이다. 양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은 매운맛과도 잘 어울린다. 진하고 묵직한 순댓국, 선지국이 해장국으로 인기인 만큼 얼큰하게 끓인 양곰탕은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이다.
< 벽제갈비 > 의 한우갈비양곰탕(1만9000원)은 양을 넣고 칼칼하게 만든 식사메뉴인데, 중독성 높은 얼큰한 맛으로 인기가 많고 해장용으로도 많이 찾는다. 또한 같은 값의 한우갈비탕에 비해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있어 가격대가 높은 < 벽제갈비 > 메뉴 중에서도 만족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양곰탕은 해내탕, 내포탕, 양탕, 내장곰탕 등 이름도 여러 가지다. '내장'이라는 단어는 여성고객에게 거부감을 준다. '보양'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양곰탕'이 앞으로는 가치 있는 메뉴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곰탕' 키워드를 선점한 곳이 없다.
많은 반찬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고깃국에 밥을 말아먹는 음식에는 맛있는 깍두기 하나만 있으면 그만이다. 30년 이상 된 노포 중에서는 의외로 깍두기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 탕반요리에서는 깍두기 하나만 잘 잡아도 밥상의 완성도가 높아지므로 꼭 챙겨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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