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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가 ''메인'', 커피는 ''옵션'' |
글쓴이: 바이올린 | 날짜: 2009-06-15 |
조회: 24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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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ok.ancamera.co.kr/view.php?category=REgKL1Yq&num=EhtPcho%3D&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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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이태원의 디저트 전문 P 카페에 갔던 강성진(32·연구원)씨는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여자 친구가 화장실에 들러오는 사이 빈 자리에 먼저 앉았다가 직원에게 “입구에서 안내를 받으셔서 앉으셔야 한다”고 제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20명 남짓한 사람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그에게 여자 친구는 “촌스럽게 여기가 막 들어가는 그냥 빵집인 줄 알아?”라고 면박까지 줬다.
실제로 P 카페는 여느 빵집처럼 다양한 케이크와 바움쿠헨(독일식 롤 케이크), 초콜릿, 푸딩 등을 진열해 단골들에게는 ‘찰리의 초컬릿 공장’으로 불리지만 엄연한 ‘카페’이다. 좌석은 60여 석에 불과해 평일에도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으려면 15~20분은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4~5년 전까지도 디저트는 카페에서 ‘커피의 사이드 메뉴’쯤으로 홀대를 받았다. 음료를 시키면 조각 케이크를 ‘덤’으로 주거나 메뉴판 제일 마지막 장에 ‘side’라는 항목에 서너 가지 적어 놓는 정도였다.
하지만 2009년 현재 레스토랑 안내 사이트 ‘윙버스맛집’에 등록된 1309개 중 23%인 303개가 카페/디저트 매장이고, 그 가운데 22%가 케이크·와플·전통과자 등 디저트 중심 카페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찾는 한식이 26%인 350개이고 술집이 12%인 151개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이러한 디저트 전문 카페의 확산은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 등장했던 ‘페이야드’까지 국내에 상륙시켰다. 유학생 윤소영(27)씨는 “미국 매장보다 먹거리가 더 다양하다”며 “케이크 한 조각에 만 원이 넘지만 어쩌다 한 번 기분 내기는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페이야드 운영을 맡고 있는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오픈 초기에 비해 3배쯤 매출이 늘었다”며 “강남에도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얼마 전 2호점도 열었다”고 밝혔다.
유행에 민감하다는 신사동 가로수길, 청담동 M-net, 홍대 앞 등도 각각 타르트 전문 D, 수플레 전문 L, 케이크 전문 S 등 전문화되고 다양화된 디저트 카페들이 대세이다. 레스토랑 책자 ‘블루리본 2008’에 수록된 주요 디저트 전문점과 카페 130여 개 가운데 21%인 28개가 지난 1년 내에 새로 생겨 이러한 추세를 입증하고 있다. 친구 셋과 와플 세트를 주문한 정연주(29·회사원)씨는 “요새는 디저트가 필수이고 커피나 차는 옵션”이라며 “커피 맛보다는 맛있고 독특한 케이크나 과자를 내놓는 집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카페를 휩쓴 디저트 열풍은 유명 커피 전문점들까지 변화시켰다. 스타벅스는 작년 6월 유럽풍 과자인 마카롱 판매를 시작하는 등 커피 외의 음식류를 40여 가지로 다양화시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까지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4월 출시한 라이스칩은 한 달 만에 2만여 개가 팔리는 등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 명동과 강남 일대에서 큰 인기”라고 했다.
M 창업컨설팅 관계자는 “1인당 카페 체류 시간이 10년 전보다 1시간 이상 늘어나 간식 거리를 찾게 된 결과”라며 “디저트 카페 붐 때문에 실력 있는 바리스타보다는 솜씨 좋은 파티쉐(제빵사) 구하기가 더 힘들 정도”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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