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빵을 찍어내는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기계적인 맛에 질렸다면, 이제 당신만의 취향을 고려할 줄 아는 진화한 빵집에 가야 할 때다. 카페 혹은 레스토랑 같은 베이커리부터, 빵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빵집다운 빵집까지. 밥보다는 빵이 좋은 진정한 빵순이를 위한 빵집 열전.
빵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독일빵 전문점 Ach so!
‘브룃헨’이라고 불리는 독일빵은 이미 유럽에서도 맛있기로 정평이 났다. 음식 맛없기로 소문난 독일인데 빵이 그토록 인정받는 이유는 빵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에 가장 충실하게 만들어내기 때문. 치즈, 햄 등과 함께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거나 잼, 버터를 발라서 ‘흰 쌀밥’처럼 식사용으로 먹는 빵이기 때문에
그 어떤 첨가물이나 앙꼬도 없다. 하지만 ‘악소’의 빵을 한입 베어무는 순간 느껴지는 찰진 고소함과 향긋함은 말 그대로 ‘Ach so!(이럴 수가!)’라는 감탄사를 내뱉기에 딱이다. 기름이나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 밀, 호밀, 잡곡만으로 만들었을 뿐인데, 정말 맛있다. 밥 대신 빵을 먹는 서양인들의 음식문화가 이해가 갈 정도로 말이다.
여기에선 이 빵!
● 브룃헨(브로트) 큰 덩어리 빵이 브로트, 1개씩 들고 먹기 좋은 사이즈의 빵이 브룃헨이다. 그냥 먹어도 특유의 고소한 맛이 감칠나고, 햄이나 치즈를 곁들여 먹어도 좋다. 브룃헨은 900~1300원, 브로트는 5000~6000원.
● 샌드위치 악소에서는 매장 내 빵에 각종 야채, 버터, 소시지, 치즈, 햄 등을 원하는 대로 토핑해 즉석 샌드위치를 만들어준다. 점심식사로 먹어도 든든할 정도. 1900~3800원.
위치 한남대교를 지나 단국대 옆 리체시아 1층
영업시간 08:00~20:00 (토요일, 공휴일은 16:00까지, 일요일 휴무)
문의 02-794-1142
35년 경력의 파티셰, 트렌드에 맛을 접목하다 The Plate
경력 35년 파티셰가 오픈한 베이커리 카페&레스토랑. 그릇(Plate)에 Play와 Eat의 뜻까지 조합한 이곳은 진정 먹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홀 가운데 자리잡은 베이커리는 모두 매일 오전 11시, 오후 5시에 갓 구워 나온 신선한 것들이다. 이곳은 빵뿐 아니라 독특한 레시피의 식사 메뉴로도 유명한데, 토마토 소스로 비빔밥을 만들거나, 뚝배기에 파스타가 담겨 나오는 식으로 다소 엉뚱해 보여도 맛만은 여느 전문 레스토랑 못지않다. 2일 전에 주문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의 케이크를 받아볼 수도 있다.
여기에선 이 빵!
● 찹쌀 누아빵 국제호두제빵경진대회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한 바로 그 빵이다. 듬뿍 담긴 호두가 부드럽게 씹히고, 빵의 육질은 쫄깃하기 그지없다. 6000원.
● 아이스크림 와플 갓 구운 벨기에 와플에 녹차, 블루베리, 초코 아이스크림이 얹혀 나온다. 여느 와플 전문점의 와플 못지않은 향긋함과 고소한 맛이 일품. 1만3000원.
위치 안세병원 사거리에서 학동역 방향으로 직진, 스타크래프트 매장 맞은편 골목 안쪽
영업시간 09:00~24:00
문의 02-815-9081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손색없는 다양하고 농밀한 맛 Bread Talk
동남아 여행객들 사이에서 필수 맛 코스였던 싱가포르 베이커리체인 ‘브레드 톡’이 드디어 한국에 오픈했다.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할 것은 브레드 톡의 시그니처 번 ‘Flosss’. 짭쪼름한 싱가포르 특제 어육포 토핑 맛이 기가 막혀 재료가 떨어져 못 만들 정도란다. 깔끔한 공정과정에 대한 자신감으로 오픈 키친을 고집하는 브레드 톡의 다양한 동남아식 퓨전 베이커리로 아침을 대신해보면 어떨까.
여기에선 이 빵!
● Flosss 한 번 맛보면 빠져든다. 겉은 짭쪼름한 어육포가 아주 곱게 갈아 얹혀져 있고, 속에는 달콤한 에그크림이 들어 있다. 2000원.
● Coffee Ball 커피 가나슈 안에 부드러운 커피 크림이 들어 있다. 우유와 함께하면 최고의 궁합. 1700원.
● Curry Naan 인도의 전통 빵 난이 프렌치 브레드로 거듭났다. 안에 커리가 발려 있어 식사로도 손색없다. 2000원.
위치 명동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와 6번 출구 사이 블록
영업시간 08:30~23:00
문의 02-771-8858
뉴요커 스타일 베이커리 카페 Payard
<섹스 앤 더 시티>의 네 여자가 브런치에 수다를 즐기던 카페가 바로 이 ‘패이야드’다. 스타일이 퀄리티까지 보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가. 이곳은 세계적 음식 전문 비평지 <자갓 서베이>가 선정한 뉴욕에서 가장 맛있는 베이커리이기도 하니, 한번 그 맛을 직접 느껴볼 필요가 있다. 입에 착착 감기는 당도와 질감의 쿠키, 케이크, 페이스트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샌드위치와 파니니를 비롯, 샐러드, 파스타 등 다양한 식사 메뉴도 구비되어 있으니, 빵은 ‘디저트’로 즐겨도 좋을 듯. 뉴욕 같은 떠들썩함은 없어도, 고급스러움과 깔끔함이 강점이다.
여기에선 이 빵!
● 클래식 크로끄 무슈 이 뜨끈뜨끈한 치즈 범벅 파니니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문 순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소한 충만감이 감돈다. 1만2000원.
● 나폴레옹/루브르/몽마르뜨 가장 인기 좋은 페이스트리 3인방. 과연 이름과 어떤 면에서 일치하는지를 직접 보고 먹으면서 느껴볼 것. 각각 5000원, 6000원, 7000원.
● 애프터눈 커피 서비스 여러 종류의 페이스트리와 쿠키, 샌드위치에 커피를 즐기며 우아한 오후의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센스 있게 2인분이 제공된다. 세트 구성에 따라 각각 1만8000원, 4만원.
위치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관 6층
영업시간 10:30~20:00
문의 02-310-1980
외국인 파티셰와 오리지널 타르트의 아라모드 Tartine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길. 다양한 국적의 레스토랑과 펍들이 모여 있는 복작복작한 골목 한 켠에 조용하고 아담한 베이커리가 오픈했다. 오리지널 타르트와 브라우니로 벌써부터 입소문이 자자한 이곳에서는, 미국에서 평생 빵을 굽다가 은퇴하고 한국에 정착한 로맨스 그레이 파티셰가 분주히 주방과 홀을 오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오리지널 레시피의 타르트를 맛보고 싶다면 충분히 보람찬 방문이 될 듯.
여기에선 이 빵!
● 루바브 타르트 한국에는 없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마치 한국의 고사리처럼 먹는 식용 식물인 루바브가 토핑된 타르트. 씹는 순간 루바브의 새콤한 즙과 쫄깃하면서도 아삭한 육질에 반할지도 모른다. 개당 5000원.
● A La Mode 원하는 빵, 케이크, 타르트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단순한 조합일 뿐인데, 막상 먹어보면 ‘새로운 경험’을 한 기분. 베이커리 가격에 1500원만 추가하면 된다.
위치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길에서 녹사평역 방향으로 올라가다 막다른 길 전 골목에서 좌회전
영업시간 10:00~22:00(주말은 11시까지)
문의 02-3785-3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