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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찾아간 시장통 맛 골목 탐험기

글쓴이: 깎꿍토끼  |  날짜: 2012-02-29 조회: 5028
http://cook.ancamera.co.kr/view.php?category=REgKL1Yq&num=Eh9NeRQ%3D&page=10   복사
올봄 출간된 『미슐랭 가이드 그린』 한국판에 등장한 맛집 중 하나는 다름 아닌 허름한 종로의 닭한마리 칼국수 골목이었다. 그러고 보니 늘 외국인이 관심 있어 하는 곳은 우리도 잘 알지 못하는 골목 구석구석이다. 으리으리한 미식 공간을 제치고 선택된 시장통의 뒷골목 맛집엔 과연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까?


공덕시장
전 골목, 청학동 부침개






밤에 찾아간 시장통 맛 골목 탐험기



1 밤이 와도 시끌벅적한 공덕시장의 전 골목.

2 튀김과 전을 잔뜩 먹고 난 후 느끼한 속은 뜨끈한 어묵 국물로 달랜다.

3 먹고 싶은 전을 양껏 바구니에 담은 후 계산한다. 한 바구니를 가득 채우면 7천~8천원 정도가 나온다.

4 머리째 통으로 튀긴 대하튀김부터 빨간 등딱지가 보이는 게튀김까지 이곳에는 튀김이라면 없는 게 없다.

부추전, 해물전은 물론 머리까지 통째 튀긴 대하튀김과 게튀김 그리고 핫도그, 돈가스까지, 이곳에는 그야말로 튀겨 만드는 모든 간식거리가 모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덕시장의 전 골목은 시장 내에 위치한 여러 먹자골목 중 한 곳이다. 20여 년 전, 근처에 대형 빌딩이 들어서면서 급격히 늘어난 사람들의 식사 해결을 위해 하나둘 생겨난 음식점들은 골뱅이, 족발, 빈대떡 등 비슷한 종류끼리 모여 먹자골목을 형성했다. 전 골목 역시 그렇게 시작된 곳으로 원조 집인 '원조마포할머니 전집'과 새롭게 떠오르는 '청학동 부침개'가 양대 산맥을 이룬다.

원조마포할머니 집이 워낙 싸고 맛있어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전 골목이라는 이름도 붙여지기 시작했지만 요즘 대세는 청학동 부침개. 문 연 지 10년이 조금 안 된 이곳은 최근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 더 유명해져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들 전집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즉석에서 지져낸 지짐이를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은 무게로, 튀김은 개수로 가격을 매기는데 한 바구니 가득 담아봤자 7천~8천원.

바구니에 먹고 싶은 전과 튀김을 담으면 즉석에서 뜨끈하게 튀겨준다. 느끼한 입맛을 개운하게 정리하는 양파간장소스도 별미 중의 별미. 2층에는 전과 함께 술을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저녁이면 일을 마치고 나온 인근 회사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공덕시장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데다 근처에 족발 골목, 골뱅이 골목이 모여 있으니 긴긴 겨울밤 배고플 땐 어느 때고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달려와 야식 쇼핑을 하면 좋겠다. 명절을 대비해 전과 지짐이는 주문도 받는다니, 전 부치기 귀찮은 주부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찾아가는 길
공덕역 5번 출구에서 200~300m 직진, 공덕시장 내

 

영업 시간

24시간


가격
튀김류 5백~1천원대, 모둠전 소 7천원, 대 1만4천원

 

문의
02·706-0603

 


남대문
칼국수 골목, 남해식당






밤에 찾아간 시장통 맛 골목 탐험기



1, 3 남대문 시장에는 칼국수 외에도 떡볶이, 닭꼬치 포장마차 등 다른 야식거리들이 많다.

2 손가락만 한 굵기에 쫀득한 면발을 자랑하는 남대문 시장의 칼국수.

한국전쟁 이후 가난한 상인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주었다는 남대문시장의 칼국수 골목. 지금도 허름하지만 옛날엔 차양막조차 없어 비라도 오는 날엔 우산을 받치고 칼국수를 먹었다고 한다. 고작 7~8개의 작은 칼국숫집이 모여 있는 곳이지만 어느 집 하나 유명하지 않은 곳이 없는 유명 골목. 30여m 남짓한 길에 비슷비슷한 품새의 칼국숫집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는데 호객 행위에 가장 적극적인 아주머니의 팔에 이끌려 자리에 앉으면, 그야말로 의자에 엉덩이가 닿기 무섭게 음식이 나온다.

주문과 동시에 칼국수가 코앞에 완성되어 온달까. 굵게 뽑은 면발에 김가루와 김치, 고명 몇 가지를 얹고 육수를 부으면 한 그릇이 완성되는데 이렇게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굵은 면발 덕인지 칼국수 한 그릇이 무척이나 푸짐하게 보인다. 심지어 여기에 꼬마냉면을 덤으로 주니 혼자서 갔다간 2인분은 족히 되는 1인분을 먹고 나와야 한다. 그러니 이곳을 방문한다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야 할 듯. 남대문을 구경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찾아가는 길
회현역 6번 출구 남대문시장 5번 게이트

 

영업 시간
오전 6시~오후 9시


가격
칼국수 4천5백원, 보리밥 5천원

 

문의
02·319-7245


종로
닭한마리 골목, 명동 닭한마리






밤에 찾아간 시장통 맛 골목 탐험기



1 양푼 속에서 먹음직스럽게 끓고 있는 닭 한 마리.2 종로 생선구이 골목 사이에 위치한 닭한마리 골목.

종로 생선구이 골목은 알아도 닭한마리 골목은 생소하다. 종로를 뻔질나게 드나들었음에도 이곳은 잘 몰랐는데, 이유는 남의 집 세 살이 하듯 종로 생선구이 골목 사이사이에 닭한마리집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의 역사 또한 자그마치 30년을 넘는다고. 세숫대야만 한 양푼에 닭 한 마리를 넣고 감자, 파, 대추, 마늘을 더해 푹푹 삶아내는 닭 한 마리는 생각보다 훨씬 진한 맛을 낸다.

뜨끈한 육수를 한 입 꿀꺽 넘기면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배 속까지 따뜻하게 데워지는 느낌. 이곳에서 닭 한 마리가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양념 소스인데, 잘 익은 닭은 결대로 쪽쪽 찢어 반드시 간장에 다진 양념과 겨자, 식초, 다진 마늘, 부추를 섞어 만든 매콤하고 알싸한 양념에 푹 찍어 맛보아야 한다.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것도 놀라운데, 어느새 일본에도 맛있다고 소문났는지, 그 허름한 곳에 외국인 손님이 많다.

찾아가는 길
동대문역 9번 출구에서 종로5가 방향으로 200m 직진.

 

영업 시간
오전 9시 30분~다음 날 오전 1시


가격
닭 한 마리 1만8천원(2인 기준)

 

문의
02·2266-8249

 


광장시장
빈대떡 골목 순희네 빈대떡






밤에 찾아간 시장통 맛 골목 탐험기



1 왁자한 저녁 시간의 빈대떡 골목. 시장 통에는 어디서 소문을 듣고 왔는지 외국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2, 3 기름에 튀기다시피 지져내는 고소한 빈대떡. 3cm에 육박하는 두께에 크기도 커서 한 장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찬 바람이 뼛속까지 스미는 겨울밤엔 기름에 지글지글 지져낸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 생각이 간절해진다. 종로5가에 위치한 광장시장은 무려 1백 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상설 시장이다. 청계천의 광교와 장교 사이에 있다고 해서 광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본래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지만 청계천 복원 이후 다시금 명물로 떠올랐다. 시장 안 교차로 중심에 빈대떡집들이 모여 있고, 그 주변으로 200m가량 되는 골목에 여러 음식점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빈대떡 골목답게 이곳에서는 맷돌로 녹두 가는 모습을 라이브로 볼 수 있다. 나름대로 현대화되어 사람이 직접 돌리지는 않고, 진동 고무벨트가 '으다다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맷돌을 돌린다. 수백 곳에 달하는 빈대떡집 중 으뜸을 꼽으라면 당연 순희네 빈대떡. 빈대떡을 튀긴다고 해야 맞을 정도로 넉넉히 두른 기름 위에서 자글자글 튀겨지듯 익어가는 부침개는 그 두께가 무려 3cm에 이른다. 이곳 빈대떡 맛의 비밀은 주인아주머니가 1년 동안 숙성시켰다는 김치에 있다.

김치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지진 빈대떡은 두께가 엄청나 한 장만 먹어도 배부른데, 가격은 착하게도 4천원이다. 빈대떡만 먹기 아쉽다면 광장시장 또 하나의 별미인 마약김밥이라 불리는 꼬마김밥을 맛볼 것. 맨 김에 밥을 넣고 둘둘 만 꼬마김밥을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 것으로, 톡 쏘는 맛이 중독적이라 이름도 마약김밥이 되었다.

찾아가는 길
종로5가역 8번 출구에서 직진, 광장시장 내

 

영업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30분


가격
빈대떡 4천원, 막걸리 3천원

 

문의
02·2263-7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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