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tools & stuff 소문난 요리사와 바리스타, 요리 연구가들은 과연 무엇으로 맛을 낼까?
그들이 입 모아 말하는 요리의 기본은 좋은 재료라고 하지만,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일반인보다 더 훌륭한 맛을 내는 이유에는 유용하게 사용하는 도구와 비장의 재료가 있기 때문이다.
1 일본산 채칼 세트과 한라 참치액 “일본에서 가져온 채칼 세트와 색감 있는 도마는 자주 쓰는 애용품이죠. 채칼 세트는 하나의 통 안에 채칼용, 편칼용, 긁는용, 돌려깎기용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다량으로 채를 썰거나 모양을 낼 때 편리해요. 주황색 도마는 음식을 맛있게 보이게 해줘 요리 시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태국의 김치라 할 수 있는 쏭땀을 만드는 채칼도 채 모양이 예쁘게 나와 자주 씁니다. 10년째 쓰고 있는 한라 참치액은 많은 요리에 간장이나 조미료 대신 넣는 저만의 비법입니다. 자연 숙성되어 맛이 부드럽고 나물이나 스테이크, 미역국 등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죠. 저는 무생채나 상추겉절이 등 금세 무쳐 먹는 김치에는 젓갈 대신 참치액젓을 넣는답니다.” - 쿡피아 대표 요리연구가 이보은
2 신선한 토마토와 PACO JET “요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은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땅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자란 건강한 토마토는 이탈리안 요리의 가장 기본이죠.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새벽의 찬 이슬이 서린 신선한 토마토를 공수 합니다. 아침마다 만나는 질 좋은 토마토는 늘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기구 중 하나는 PACO JET라는 극세분쇄기입니다. 무스나 이탈리안식 젤라토, 파스타 소스를 만들 때 자주 쓰는데요, 음식 입자가 아주 곱게 분해돼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 보나세라 수석 셰프 파올로 데 마리아
3 직접 만든 사과식초와 Kurihara harumi 강판 “요즘은 향이 들어간 간장이나 식초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죠. 하지만 저는 오래전 어머니께서 만들어 쓰시던 비법을 따라 사과식초를 직접 만들어 씁니다. 사과껍질을 체에 밭쳐 하루 정도 상온에서 말린 후 병에 담고 일반 식초를 부어 일주일 정도 두면 돼요. 저는 그때그때 작은 병에 조금만 만들어 만듭니다. 만들기도 간단하고 샐러드나 한식 요리를 만들 때 쓰면 향이 은은하게 배어 좋아요. 일본에 갔다가 사온 Kurihara harumi의 강판과 레몬즙 내는 도자기 세트는 제가 자주 쓰고 좋아하는 기구입니다. 크기가 작아 적은 양을 바로바로 쓰기에 좋고 도자기라 끓는물에 살균할 수 있어 늘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죠.” - 푸드 디자인 스튜디오 사이간 이윤혜 실장
4 주걱과 쿠킹 스프레이 “10년 전 한 제자가 하와이에 갔다가 제가 생각났다며 사온 하트 모양의 티스푼과 얼마 전 딸아이가 컵케이크 만들 때 쓰라며 미국에서 보내준 주걱은 케이크만들 때 빠져서는 안 되는 저의 소중한 애용품입니다.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이가 선물한 이 기구들은 케이크를 만드는 동안 저를 행복하게 해줘요. 그래서 저도 여행을 가면 제빵에 필요한 티스푼이나 계량컵 등을 사와 선물하죠. 베이킹파우더와 컵케이크 만들 때 일일이 식용유를 팬에 바를 필요 없이 스프레이 형식으로 나온 쿠킹 스프레이는 거의 매일 사용하는 저의 필수 재료들입니다.” - 이승남의 꽃과 빵 대표 이승남
5 천일염, 3년 삭힌 멸치액젓
“김치를 담글 때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이 소금과 액젓입니다. 특히 소금은 김치를 절이는 첫 단계부터 사용하기 때문에 질 좋은 소금을 쓰는 것이 맛있는 김치의 비법입니다. 갯벌에서 직접 간수를 뺀 미네랄이 살아 있는 천일염은 발효식품에 잘 어울리는 소금이죠. 여기에 3년 삭힌 멸치액젓은 맛깔 난 김치를 만드는 공신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삭히기 어려워 경북 감포 지역에 따로 부탁해 공수 하고 있죠. 옻칠한 나무 도마와 김치를 담는 데 최고인 항아리 뚜껑은 늘 제 곁에 두고 써왔기 때문에 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오랜 지기 같은 기구들입니다.” - 봉우리 찬·김치 대표 이하연 김치연구가
6 중국산 팬 웍, 요거트와 검은깨
“저는 우묵한 중국산 팬인 웍(wok)을 즐겨 씁니다. 움푹 파인 모양 때문에 열이 고르게 퍼져 볶음 요리를 빨리 만들 수 있고, 센 불에 단시간에 조리하기 때문에 재료의 영양 손실이 적죠. 불필요한 지방을 연소시켜 칼로리를 낮춰주는 효과까지 있어 웬만한 음식은 거의 이 웍을 사용합니다. 샐러드나 파스타 등을 좋아해 자주 만드는데 드레싱이나 소스는 주로 요거트와 검은깨를 이용합니다. 요거트에 레몬즙과 꿀을 섞어 샐러드에 뿌리면 느끼하지 않고 새콤한 맛이 잘 어울립니다. 검은깨는 치즈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담백하고 칼로리가 더 낮아 크림 파스타 소스를 만들거나 우유에 섞어 건강 주스 대용으로 먹기도 하죠.” - 파머스 베니건스·마켓오 노희영 이사
7 템퍼와 UCC Xtra Gold
“에스프레소의 핵심은 역시 좋은 원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 좋은 원두를 찾아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였죠. 시중에 파는 30여 가지 커피를 모아 6가지를 추려내고 다시 블라인딩 테스트를 거쳐 최종적으로 UCC Xtra Gold를 선택했죠. 이것을 다시 온도, 템핑 방법, 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십 잔을 만들어보고 나서 최상의 맛을 찾았습니다. 이때 하루에 10잔 이상 커피를 먹다 병이 나기도 했어요. 템핑 또한 커피 맛을 크게 좌우하는데요, 템핑이란 템퍼라는 기구를 이용해 필터 홀더에 분쇄된 원두를 꾹꾹 눌러주는 것을 말합니다. 에스프레스 머신에 원두를 넣기 전 뜨거운 물의 압력이 고르게 퍼지게 하기 위해서죠. 다양한 크기의 템퍼를 모아 저만의 temper-kit를 마련하는 것이 꿈입니다.” - 카페 뎀셀브즈 김재범 바리스타
8 소스팬과 샬롯
“소스는 양식 요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소스 전용 소스팬은 중요한 조리 기구입니다. 그리고 10년 이상 숙련된 조리장이 소스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소스팬을 잡을 때마다 저는 뿌듯함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소스를 만들 때 자주 쓰는 기본 재료는 양파처럼 생긴 샬롯입니다. 양파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더 깊은 맛을 내죠. 셰필드 토니 포트 와인도 자주 씁니다. 달콤한 맛과 향으로 요리에 첨가하면 풍미를 높이고 당도가 높은 편이라 오픈하고도 한 달가량 변질 없이 쓸 수 있어 요리용 와인으로는 그만입니다. ” -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나인스 게이트 최재정 주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