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의 과학 ! 소주는 8도, 커피는 70도… 맛도 과학이다
음식의 맛은 온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식품업체들의 최대 관심 중 하나도 소비자가 맛을 보는 그 순간까지 음식의 최적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부 외식업체에선 음식을 주방에서 내가며 온도 측정을 할 정도다. 어떻게 하면 같은 돈을 주고도 가장 맛있게 음식을 음미할 수 있을까?
◆ 아이스크림
일반적으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 온도는 영하 13~15도로 알려져 있다. 아이스크림 한 입이 입 안에서 가장 부드럽게 녹을 수 있는 온도이기 때문이다.
배스킨라빈스 가 규정하는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 온도는 영하 18도. 아이스크림이 녹기 시작하는 영하 10도와 단단하게 얼어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나는 영하 20도 사이가 아이스크림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온도라고 한다.
◆ 바나나, 오렌지
바나나는 나무에서 잘린 후에도 스스로 숨을 쉬며 숙성시키는 성질이 있다. 한국델몬트 는 바나나가 수확할 당시의 온도인 30도를 쿨링 시스템을 이용해 13도까지 낮춰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5일간 같은 온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곰팡이 번식이나 바나나의 때 이른 숙성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오렌지의 경우 운송과정에서 냉장고 온도인 4~5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이 회사는 말했다.
◆ 스테이크, 치킨 등
패밀리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스 에서는 수프를 65~71도로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 온도에서 수프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다. 커피의 경우 65~75도가 커피의 풍미를 더욱 잘 느낄 수 있게 한다.
스테이크에 제공되는 통감자의 경우 73~74도가 적당하다. 스테이크는 굽는 정도에 따라 맛있는 온도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중간 정도 굽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68~70도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식사 전에 제공되는 빵의 경우 42도 정도로 약간 따뜻하게 제공하여 빵의 고유한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 와인
와인을 마실 때 온도는 그 맛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처음 테이스팅을 하면서 와인 맛의 변질 여부뿐 아니라 적당한 온도로 맞춰져 있는지 살펴보는 일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은 상온에서,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 등 단맛의 와인들은 차게 마셔야 맛있다. 와인나라 아카데미에 따르면 화이트 와인은 7~10도, 레드 와인은 15~20도, 샴페인은 10도 이하로 준비한 뒤 마시는 게 좋다. 최근 출시된 보졸레누보의 경우 레드와인이지만 다른 레드 와인에 비해 약간 차게 마신다. 와인 잔에 따른 와인이 너무 차가울 경우는 양손을 와인 잔을 감싸듯이 안아 온도를 높여준다.
◆ 소주, 맥주
소주의 가장 맛있는 온도는 7도에서 10도 사이다. 진로 참이슬은 8도에서 두꺼비 마크가 부각되도록 했고, 보해 잎새주는 7도에 이르면 잎새주 상표에 있는 5개의 잎새 중 1개가 빨갛게 변하도록 센서를 부착했다.
◆ 고추장, 된장 등 장류
장류의 맛은 보관 온도보다 발효 과정의 적정 온도가 더욱 중요하다. 청정원 순창고추장을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메주 곰팡이가 가장 활성화되는 온도인 26~29도에 맞춰 메주를 띄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온도에서 띄워야 단백질과 당분의 분해가 활발해져 깊은 맛이 나고 소화 흡수도 잘되는 고추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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