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라면협회(IRMA)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라면소비량은 무려 36억개로 중국(442.6억개), 인도네시아(124억개), 일본(54.3억개), 미국(39억개)에 이어 5위다. 하지만 1인당 소비량으로 순위를 매기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국인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5개로 2위인 인도네시아(52개)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온 국민이 5일에 한 번씩 라면을 먹는 셈이다. 이쯤 되면 '라면은 제2의 주식'이라는 말도 과장은 아니다.
저렴한 가격과 특유의 맛으로 어느덧 '국민음식'으로 자리잡은 라면. 라면이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 길어야 4분30초 정도만 끓여도 맵짠 감칠맛을 낼 수 있게 해 주는 라면 스프가 그 비결이 아닐까?SBS <일요일이 좋다>의 인기코너 '패밀리가 떴다!'에는 라면스프가 '맛 해결사'로 자주 등장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라면스프는 밍밍한 찌개나 국의 맛을 훌륭하게(?) 바꿔주는 일등 조미료다. 4일 식사당번으로 뽑힌 유재석과 김수로는 라면스프 하나로 맛없는 순두부찌개의 맛을 확 바꾼다.
순두부찌개에 라면스프가 들어 있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윤종신은 "이런 국물 맛은 처음"이라는 말로 음식솜씨를 칭찬한다. '패밀리가 떴다!' 멤버들이 사용하는 '비장의 무기' 라면스프는 뭘로 만들까.
조그만 라면 스프 하나에는 5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고 한다. 800원짜리 농심 너구리 라면에는 정제염, 조미양념분, 감칠맛 조미분, 볶음 양념분, 정백당, 포도당, 홍합야채베이스분말, 홍합맛 분말, 향미증진제, 고춧가루, 간장조미분말, 조미아미노산간장분말, 홍합지미베이스분말, 복합간장조미분말, 분말간장, 오징어조미분말, 해물베이스, 가다랑어분말, 후추가루, 홍합추출물 분말, 해물풍미분말, 마늘베이스, 홍합풍미분, 육맛조미분, 양파풍미분, 칠리맛풍미분, 칠리맛조미분, 가다랑어조미분, 덱스트린, 양파풍미료, 효모추출물, 매운양념분말, 카라멜색소, 건미역, 오징어맛후레이크, 건파, 건당근, 건다시마 등이 포함돼 있다. 농심은 이들 재료 외의 원료는 '기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웰빙'이 대세인 시대를 맞아 라면스프의 재료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농심은 2007년 2월 이후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는 인공화학조미료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라면의 감칠맛을 내던 재료인 MSG를 많이 섭취하면 비타민 B6의 결핍을 초래해 무력감 두통 발열 등을 유발하고 심하면 우울증과 자폐증, 저혈당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회사들은 또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나트륨의 양도 줄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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