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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글쓴이: 크리스탈  |  날짜: 2008-12-25 조회: 3734
http://cook.ancamera.co.kr/view.php?category=Q0wNNFE7VSpCNQxJT1U%3D&num=EhhNdRE%3D&page=71   복사

창성동 느리게 걷기

 

 

이곳에서 잰걸음을 걷는다면 십중팔구 지금 소개하는 장소들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그 어느 곳보다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여기는 창성동이다.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돌담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창성동. 이 곳에 새 식구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정부청사건물 앞부터 1~2km 남짓한 길을 따라 걸으면 갤러리와 서점, 카페를 드문드문 볼 수 있다. 한적한 주택가였던 이 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다. 포화 상태에 이른 삼청동의 소란스러움을 피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모습을 이루었다. 창성동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서자. 천천히 시간을 두고 걸을수록 숨어 있던 매력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할 테니까.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이탤리언 비스트로 디미
간판도 없다. 가게가 차도록 손님을 받아도 예닐곱 명이 전부다. 그나마도 이웃 갤러리와

나눠 쓰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곳은 길 모퉁이의 조그만 이탤리언 비스트로 디미다.

대학원 동기인 두 명의 여사장이 함께 운영 중이다. 오너 셰프인 이희재 씨는 “많은 손님을

받는 것보다 음식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죠”라고 디미의 철학을 말한다. 단순

하지만 지키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더 반갑다. 파니니 빵부터 파스타 면까지 매장에서

손 반죽해서 만들고 모든 재료는 유기농 재배한 것과 국내산만을 고집한다. 가능한 한 예약

을 하고 방문할 것. 문의 02-730-4111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갤러리 브레인 팩토리
(왼쪽) 영추문 맞은 편에 있는 갤러리 브레인 팩토리가 이곳에 터를 잡은 지는 햇수로

5년이 넘었다. 1년에 한 번 있는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는데 서너

명의 게스트 큐레이터들이 돌아가며 전시를 기획, 진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브레인 팩토리는 문이 활짝 열린 채, 벽에 걸린 작품만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작품에

대해 궁금하다면 벽 하나를 두고 붙어 있는 레스토랑 디미의 문을 열어보자. 디미와 공간

을 함께 쓰는 큐레이터 두 명이 반겨줄 것이다. 문의 02-725-9520

카페 MK2
(오른쪽) “다들 카페 MK2라고 부르지만 ‘커피’도 파는 가구 숍으로 보는 것이 원래 제

의도와 더 가깝죠.” 사진작가이자 꾸준히 미술 작업도 겸하는 MK2의 주인 이종명 씨의

말이다. 가구를 워낙 좋아했던 그가 독일에 거주할 당시부터 모아왔던 것을 조금씩 내놓

아 문을 열었다. 카페의 형식을 빌린 이유는 직접 앉아 보고 만져 봐야 가구의 진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 안의 모든 가구는 판매 가능하니 마음에 드는 의자라도 있다면

거리낌 없이 가격을 물어봐도 좋다. 하나씩 팔리는 가구 덕분에 MK2의 인테리어는 꾸준

히 바뀐다. “삼청동만큼 금세 바뀌진 않을 겁니다. 이 동네와 잘 어울리는,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오래가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어요.” 조금씩 창성동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한 이종명 씨의 말이다. 문의 02-730-6420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헌책방 가가린
가가린은 카페 MK2와 갤러리 팩토리, 서승모 건축 사무소, 워크룸이 공동 운영한다.

이윤 추구보다 창성동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동체 의식이 더

크다. 가가린은 흔히 헌책방 하면 떠오르는, 빽빽이 책만 들어선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이색적인 수공예품과 ‘VERSUS’, ‘32page’ 등의 소규모 독립 매거진을 만날 수

있는 공방의 느낌이 더 강하다. 산책하듯 들리는 이웃집 아주머니부터 만화책 보러 오는

초등학생, 소문 듣고 찾아오는 이들까지, 크기는 작지만 수용의 폭은 무한대인 공간이

가가린이다. 문의 02-736-9005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옆집갤러리
(왼쪽) 창성동에 터를 잡은 지 이제 두 달 남짓 된 옆집갤러리. 옆집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친근함은 한옥 지붕을 그대로 살린 갤러리의 외관에서도 묻어 나온다.

옆집갤러리의 김태윤 이사가 오래전부터 간직해왔던 이름으로 작가들 옆에 있는 갤러리,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 곁에 있는 갤러리란 뜻이다. 비싼 대관료 때문에 몇 달씩 준비

하고도 고작 일주일밖에 전시하지 못하는 작가들의 아쉬운 마음을 헤아려 옆집갤러리의

전시 기간은 최소 2주를 기본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문의 02-730-2560

갤러리 쿤스트 독
(오른쪽) 가가린을 지나 사철탕집 간판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마치 펜션처럼 보이

는 커다란 목조 건물을 볼 수 있다. 옆집갤러리와 담 하나 없이 이웃하고 있는 쿤스트 독.

창성동에 지금처럼 갤러리들이 들어서기 전부터 있던 곳이다. 작가 홍순환 씨가 운영하며

예전에도 미술관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해서 오픈했다고. 주로 실험 정신이 강한 젊은 작가

들의 영상물, 설치 작품, 조각 등을 전시한다. 11월 28일부터는 소외된 주변 인물과 비주

류 계층의 삶을 고찰해보는 기획전 <불량배들>(가제)이 열릴 예정이다. 문의 02-722-8897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김달진 미술 자료 박물관
(왼쪽)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김달진 미술 자료 박물관은 창성동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건물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자료 박물관에 한국 미술사에 관련한 모든 자료

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6년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갤러리와 문화 공간을

돌며 각종 도록과 전시회 자료를 모아온 김달진 관장이 걸어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009년 1월까지 개관을 기념해 <미술 정기 간행물 1921-2008>전을 연다. 일제시대

의 미술 잡지부터 월간<디자인>의 창간호가 함께 전시되어 있어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문의 02-730-6216

브릭레인 스트리트
(오른쪽) 플라워 카페 브릭레인 스트리트는 11월 초 압구정동에서 창성동으로 이사 온

신참 식구다. 플로리스트 최은정, 이경은 씨가 함께 운영하며 여유롭고 호젓한 이곳의

분위기에 반해 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화이트 컬러의 심플한 외벽과 일본 빈티지풍 소품

, 그리고 화사한 꽃이 어우러져 창성동에서 가장 여성스러운 무드를 자아낸다. 바네사의

꽃과 파티라는 이름으로 플라워 스타일링 레슨도 진행할 예정이라니 앞으로 창성동에

가면 1년 내내 은은한 꽃 향기를 맡을 수 있을 듯. 문의 02-3446-1747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아트 갤러리 자인제노
(왼쪽) 자인제노는 새빨간 외벽과 한 사람이 갤러리 속으로 뛰어든 듯한 조형물이 시선

을 끈다. 오랫동안 삼청동에 있었던 자인제노는 주말마다 밀려오는 사람들을 피해 창성동

으로 이사를 왔다. “정말 그림이 좋아서 찾아 오시던 분들의 발길이 뜸해지더라고요. 더

이상 그 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죠.” 이두선 대표는 창성동으로 옮긴 후 찾아오는 관

람객들의 집중도가 더욱 높아진 걸 느낀다고. 주변에 늘어가는 갤러리도 워낙 성격이 달

라 더 재미있단다. 앞으로 창성동이 문화 활동의 긍정적인 대안이 되리라는 것이 그의 예

상이다. 문의 02-737-5751

카페 고희
(오른쪽) 주택가가 늘어선 창성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카페 고희. 높을 고 高 기쁠 희 僖,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싶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카페 고희는 갤러리

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작가를 섭외하고 주기적으로 그림을 교체하기도

한다. 그림만 몇 점 걸어놓은 무늬만 갤러리인 곳과는 다르다. 그림을 여유 있게 감상하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 작품의 수도 제한하고 색감이 강한 작품은 되도록 피한다고. 고희

의 이창연 대표는 창성동의 매력으로 이웃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다. “이탤리언

푸드가 먹고 싶다면 두오모를 가고 자인제노에서 새로운 전시가 시작하면 가장 먼저 들르

기도 하죠. 다들 돈독하게 지내서 좋아요.” 앞으로 고희의 케이크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베이커리 쿠킹 클래스도 열 예정. 최대 3명까지 함께
수강할 수 있으며 쿠키와 티라미수 등 원하는 메뉴를 배울 수 있다. 문의 02-734-4907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두오모 북스&쿡스
(왼쪽) 소박한 이탤리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두오모. 두오모의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

보면 마치 잘 지은 시를 한 편 읽는 것 같다. 이를테면 ‘뒤뜰이 있는 풍경, 신선한 두오모

샐러드’는 뒤뜰에서 갓 딴 채소의 싱그러움이 느껴지고 ‘파올로 엄마의 오래된 레시피, 사

과파이’는 달콤하고 따뜻한 엄마표 사과파이를 기대하게 만든다. 두오모의 또 다른 매력

은 수 백 권이 넘는 요리책. 쿠킹을 즐기는 이들이 쉽게 구할 수 없는 비싼 요리 책도 편안

히 볼 수 있도록 아낌없이 내놓았다. 오너 셰프 허인 씨는 창성동에서 효자동으로 이어지

는 이 곳의 특징으로 서로 닮아 있음을 꼽았다. “이 동네에 갤러리나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사람들의 취향은 닮은 것 같아요. 다들 소란스러운 거 싫어하고 느릿느릿 생활하고 걷는

 거 좋아하는 등, 얘기를 나눠보면 비슷한 면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죠.” 동네가 천천히, 조

용히 변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문의 02-730-0902

아트다
(오른쪽) 마치 장난감 집 같은 갤러리 아트다. 미술 관련 포털 사이트 아트다의 오프라인

갤러리인 셈이다. 원래는 일제시대의 떡집이었다. 말끔히 개조한 지금은 화이트 외벽과

통유리 창이 단번에 눈에 들어온다. 주택가가 밀집된 곳에 있어 오가다 들리는 동네 주민들

의 반응이 무척 좋은 편이라고. 특히 목공 가구 전시와 같은 일상 생활과 친근한 전시가

열릴 때는 갤러리에 상주하던 작가와 활발히 대화도 나누고, 가구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

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12월의 전시회로 서양화가 이향남 작가의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문의 02-337-6045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카 델 루포
카 델 루포는 아기자기한 정원이 있는 한옥에서 정통

이탤리언 푸드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매니저 조선희

씨에게 카 델 루포의 매력을 묻자 스태프 간의 화합을

바탕으로 한 음식맛이라고 자부한다. 일주일에도 두세

번씩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더더욱

음식의 퀄리티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1년 내내

아름다운 곳이지만 꽃피는 봄에는 꼭 한번 와보셨으면

좋겠어요.” 문밖을 나갈 때까지도 카 델 루포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는 스태프들이 있어서 더 믿음이 간다.

문의 02-734-5233





 

 

 




천천히 걸으며 한 집 한 집 들여다봐야 하는 곳 창성동
1 갤러리 브레인 팩토리.
2 이탤리언 비스트로 디미.
3 헌책방 가가린.
4 옆집갤러리.
5 갤러리 쿤스트 독.
6 카페 MK2.
7 김달진 미술 자료 박물관.
8 브릭레인 스트리트.
9 아트 갤러리 자인제노.
10 카페 고희.
11 아트다.
12 두오모 북스&쿡스.
13 카 델 루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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